희망 희망 최의상 호수에 머문 눈에 얼음 밑에 물은 없다. 봄을 기다리며 하늘 향하여 마른 부들 잎이 꺼져가듯 손짓한다. 물결 출렁 연꽃 피고 개구리 텀벙 낚시꾼 놀라는 날 연인들 사랑 열리리. 2013년 3월 1일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3.01
사랑은 사랑은 최의상 사랑은 시들어 가는 꽃나무에 한 바가지 물을 주어 다시금 생기가 살아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초에 불을 전달하고 던져진 성냥불이 꺼질 무렵 어둠이 점점 빛으로 밝아지는 것입니다. 사랑은 한 쌍의 늙은이들이 뼈와 핏줄만 남은 서로 가까운 손을 잡고 아름다운 황..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2.27
덜 찬 대보름달에게 덜 찬 대보름달에게 최의상 불이 탄다. 들불이 탄다. 울화가 달덩이 되고 달덩이가 들불을 삼키며 큰 달덩이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덜 찬 달덩이는 앳띤 미소 지으며 인간의 소원을 꿀꺽 꿀꺽 삼킨다. 구름사이로 숨바꼭질 하며 흐린 얼굴로 입맛을 다신다. 돈이 타는 냄새가 난다. 무병장..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2.25
끝자락 붙잡고 끝자락 붙잡고 최의상 동우회 회원 한 분이 ‘소대변 수발하더라도 침대에 누워 있기만 하면 좋겠어.‘ 아내를 먼 산에 묻은 그리움에 눈물 젖은 말을 뱉었다. 아내가 무엇이기에 다 보내지 못하고 끝자락 붙잡고 저리 피를 토하듯 애절할까. 돌아와 아내를 보며 자초지종 전하였다. ‘그..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2.22
지금 시각(時刻)은 지금 시각(時刻)은 운산 최의상 시냇물이 흐른다. 강물이 흐른다. 구름이 흐른다. 시간이 흐른다. 시간을 되 찾으려 시간의 흐름에 오늘도 분명하게 시간을 재본다. 홈풀러스 건물에 지금 시각은 지금시각은 잴 수가 없다. 2013년 2월 18일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2.18
우리집 우리집 최의상 창 밖에는 시간을 토하며 함박눈이 오고 창 안에서는 시간을 흡입하며 밤이 깊어간다. 아무도 이야기를 걸어오지 않는 밤 뜨개질을 하고 있는 아내 옆에서 아들은 불집개로 땅에 글씨를 쓴다. 잠든 딸의 얼굴 예쁘기만 한데 난로 위 주전자만이 푸- 푸-소리다. 신문 접고 창..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2.05
X 에서 O로 X 에서 O로 최의상 남에게 모범을 보이며 상품으로 살아온 습관을 버리자. 월급날 하루 즐거워 말고 한 달 멍에의 부담에서 벗어나자. 백색Y셔츠. 넥타이. 검은 양복의 상복에서 밝고 아름다운 최상의 결혼예복을 입자. 수염을 길러서 좋다면 청바지가 좋다면 네 맘대로 하라. 세계를 누비..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2.02
너는 무죄인가, 유죄인가. 너는 무죄인가, 유죄인가 최의상 어디선가 해금소리에 한이 묻어 있고 해금소리에 허무함이 있고 해금소리에 그리움이 있고 해금소리에 기쁨이 솟고 천 번 흔들려도 고뇌의 강이 흘러도 눈망울만은 또렷이 앞을 바라보자. 전두엽이 나보다 먼저 열린 불운한 영웅들이 같이 늙어 가면서 ..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26
흰눈 쌓이는 밤 우리집은 흰눈 쌓이는 밤 우리집은 최의상 창 밖에는 시간을 토하며 함박눈이 오고 창 안에서는 시간을 흡입하며 밤이 깊어간다. 아무도 이야기를 걸어오지 않는 밤 뜨개질을 하고 있는 아내 옆에서 아들은 불집개로 땅에 글씨를 쓴다. 잠든 딸의 얼굴 예쁘기만 한데 난로 위 주전자만이 푸- 푸-소..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23
대청도 사람들 대청도 사람들 최의상 삼각산 기슭의 대청도는 유배지며, 27km의 해안선, 7개의 백사장 1km의 해안 사구, 천연기념물 66호의 자생 동백이 있다. 이곳에서 자란 大靑島 어린이들이 바다가 전부라고 하면 바다는 그들의 세상인 것입니다. 사면이 바다인 대청도 하늘이 주시는 것을 받을 뿐입니..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