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덜 찬 대보름달에게

운산 최의상 2013. 2. 25. 20:56

 

 

 

    덜 찬 대보름달에게

                                            최의상

 

 

불이 탄다.

들불이 탄다.

울화가 달덩이 되고

달덩이가 들불을 삼키며

큰 달덩이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덜 찬 달덩이는

앳띤 미소 지으며

인간의 소원을 꿀꺽 꿀꺽 삼킨다.

구름사이로 숨바꼭질 하며

흐린 얼굴로 입맛을 다신다.

 

돈이 타는 냄새가 난다.

무병장수의 누린내가 난다.

치즈와 뻐터의 끈적임, 불고기 타는 냄새에

덜 찬 달덩이는 토하고 싶다고 한다.

오곡밥과 나물의 향기로움이 그립다고 한다.

 

달이여

덜 찬 달이여

돈도, 건강도, 희망도 덜 찬 인생이여

꽉 찬 대보름달 만나면

내 소식이나 전해 다오

     

           2013년2월24일 대보름달은 만월이 아니었다, 덜 찬 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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