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여름 최의상 오늘 여름을 사르는 불볕 푸른 하늘 닿은 미루나무 끝에 참매미 울고 꽃무리 무르익어 뜨거운 속살 찌는 소리에 고요해진 호수 개구리 한 마리 텀벙. 2014.7.28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4.09.24
인심의 우화 인심의 우화 최의상 오늘도 한심스런 사람들이 피죽 한 사발 놓고 숱깔로 퍼 먹자 포크로 찔러 먹자 한다. 관심있는 사람들이 숱깔, 포크 다 들고 퍼 먹거나 찔러 먹자고 한다. 무심한 사람 지나치며 머릿속으로 하는 말 ‘잘들 논다.’ 근심스런 사람들 지나가며 숱깔이든 포크든 재주껏 ..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4.09.18
추음(秋音) 추음(秋音) 최의상 가을 밤 달 밝아 귀뚤귀뚤 그 소리 좋고 고요히 흐르는 달빛 정막의 깊은 숨소리 심금을 자아 낸다. 이유도 없이 살결 적시는 뜨거운 눈물 가을 어디쯤의 소리던가. 2014년9월4일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4.09.11
바람의 노래 바람의 노래 최의상 바람아 조용한 곳, 고요한 곳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밝음을 자아낼 곳 어디더냐. 바람이여 이를 어찌할거나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어찌 살리오. 바람인들 뜻대로 멈출 수 있나 흘러가다 막히면 되돌아 흘러가야지 우리도 바람 되어 들판으로, 산으로, 하늘로 어느 숨결 ..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4.08.28
저 멀리 안개 자욱한 곳에도 저 멀리 안개 자욱한 곳에도 최의상 간밤에 불던 비바람 내 사랑의 노래 묻어가더니 지금쯤 어느 곳에서 누구의 잠을 뒤척이게 하는가. 저 멀리 아침 안개 자욱한 곳에서 내가 바라보듯 그도 안개 자욱한 이곳을 보겠지 남달리 그리움이 있는 사람일거야 햇빛 서서히 밝아지고 저 멀리 안..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4.08.25
버려진 붉은 담배갑의 경고 버려진 붉은 담배갑의 경고 최의상 보암직한 버려진 답배갑을 들고 보니 경고문으로 도배를 한 내용 ‘이 담배 피우면 폐암으로 죽을 수 있으니 피우지 말라‘였다. 세상에는 이것을 먹거나 피우거나 바르면 죽는다는 경고가 붙어 있는 것이 더 잘 팔린다. 대청도 삼각산 위에 별 빛나던 ..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4.08.16
응급실의 소리 응급실의 소리 최의상 생과 사의 사이 백색 까운들의 실제상황 응급실 타임벨 소리는 정적에 대못을 박는다. 창 밖에는 소나기 퍼붓고 링거 물방울 소리 생명보다 더 끈적이는 죽음의 숨소리 퇴원증명서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응급실 자동문 나서니 우산을 때리는 빗소리가 [베토벤의 운..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4.08.12
빨래의 그림자 빨래의 그림자 최의상 백옥 같은 하얀 빨래가 은어처럼 뛰놀다 푸른 하늘 닿은 만장萬丈으로 빛나고 일광日光이 낮잠 자는 풀밭에 빨래의 그림자는 모든 사람들의 한을 시詩로 쓰고 있다. 죽은 사람들은 말이 없어도 죽은 혼령들이 빨래의 그림자 되어 나 이렇게 억울하게 죽었노라 산 ..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4.08.09
오늘 오늘 최의상 눈을 들어 해뜨는 아침을 눈부시게 바라 보라. 꽃잎 눈망울 그윽한 사랑의 향기 빛나는 붉은 장미빛 일의 아름다움 찾아 그 문턱 너머 무르익은 여름에 살자.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4.07.30
잠시 쉬어가세 잠시 쉬어 가세 최의상 잠시 쉬어 가세 끝없는 갈 길 잠시 쉰들 구름이 꽃이 고가(古家)를 돌아 가는 전설들이 마리아의 눈물이 소녀의 기도 사랑의 노래 슬픔과 통곡 팽목항의 노란 애통과 영원마저도 멈추지는 않으리 잠시 쉬어 가세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4.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