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산성(禿山山城)의 독(禿)수리
질긴 것이 모진 목숨이라던가
고둘백이 뜯어 밥상에 놓고
옛 생각하며 살아온 우리
힘겹게 이겼다는 역사 속에서
눈시울 적시며 흐뭇해하는
선한 우리 민초들
加藤淸正은 엄청난 위인이라
질텐데, 질텐데
權慄장군이 꾀로 속여 이겼다는 것이
민초들은 믿기지 않으면서
그래도 이겼다는 것이 진 것 보다 좋다고
마음으로 위로하며 사백년을 살았네.
三國時代 살던 우리 조상이
장군을 위해 모지라지고 털 빠진 듯한 바위산
이곳에 山城을 쌓아 주신
천년의 정기 바라보며 지긋이 실눈 뜨고 미소 진다.
이길 수 있다, 이길 수 있다.
함성소리가 솔바람 타고 洗馬臺를 감도는가,
禿수리 한 마리 飛翔하니
雜새들이 渾輝하는구나.
1998년 <화성교육청 화성지에 게재>
註: 禿수리는 禿鷲科에 딸린 새로 한국과 대만에 퍼져 있는 몸빛이 전부 검은 새로
옛날에는 禿山山城 洗馬臺 상공을 飛翔하는 禿수리들이 많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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