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가을의 빛

운산 최의상 2012. 10. 18. 12:10

 

 

 

 

 

        가을의 빛

                              운산/최의상

 

 

 

나뭇잎을 단풍이란 이름으로 하여

떨어지게 하고

과실수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는

가을볕을 사랑한다.

 

 

가을에는 푸른 하늘을 많이 볼 수 있고

가을에는 안방 깊숙이 찾아오는

밝은 햇빛을 볼 수 있어

가을볕이 사랑스럽다.

 

 

정열의 빛에 끌려 마당으로 나와

서산으로 지는 빛을 보며

마음에 젖어드는 생명의 애착으로

오늘의 내 삶을 기뻐한다.

 

 

나목(裸木)에서 꽃과 잎이 돋아날 때

찬란한 갈채를 받으며 떨어질 것을

생각하지는 못하였으나

서운할 일은 아니다.

 

 

이제 당하고 보니

서럽다, 죽고싶다, 아파하던 시간이

영욕의 순간만은 아니었다.

이 시간 신에게 감사할 때다.

 

                         

                                                 2012년 10월 18일

'문학 > 최의상 詩人 詩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의 빛  (0) 2012.10.30
가을에 살자  (0) 2012.10.18
독산산성(禿山山城)의 독(禿)수리  (0) 2012.10.16
소백산 기슭을 지나는 나그네  (0) 2012.10.16
믿어주자  (0) 2012.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