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붉은 담배갑의 경고
최의상
보암직한 버려진 답배갑을 들고 보니
경고문으로 도배를 한 내용
‘이 담배 피우면 폐암으로 죽을 수 있으니
피우지 말라‘였다.
세상에는
이것을 먹거나
피우거나 바르면 죽는다는
경고가 붙어 있는 것이 더 잘 팔린다.
대청도 삼각산 위에 별 빛나던 밤
술좌석에서 금연을 선언하였다.
삼십년의 세월 흐르며
담배 값, 담배 이름이 내 기억에는 없다.
버리고, 비우고, 끊으니
버트 랑 카스트 멋진 담배 연기에 취하여
모방의 세월이 부끄러운데
뻐꿈 담배 피우는 청소년들이
붉은 담배갑에서 몸부림치는 듯하다.
주머니가 깨끗하고
머리 속이 맑으며
이웃에 해 안되어
오늘도 감사하며
빈 담배갑을 휴지통에 넣는다.
2014년8월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