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의 그림자
최의상
백옥 같은 하얀 빨래가
은어처럼 뛰놀다
푸른 하늘 닿은
만장萬丈으로 빛나고
일광日光이 낮잠 자는 풀밭에
빨래의 그림자는
모든 사람들의 한을
시詩로 쓰고 있다.
죽은 사람들은 말이 없어도
죽은 혼령들이 빨래의 그림자 되어
나 이렇게 억울하게 죽었노라
산 영혼이 울고 또 울게 한다.
백옥 같은 하얀 빨래의 물기
이제는 자연으로 승화하였으니
걷어서 곱게 다리어 고이 접어서
꽃가마 타고 갈 님 들의 수의로 입히자.
2014년8월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