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애송시 100편-제56편]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애송시 100편 - 제 56편]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 문학/애송시 100편 2012.12.12
[스크랩] [애송시 100편-제55편] 봄바다 - 김사인 [애송시 100편 - 제55편] 봄바다 - 김사인 구장집 마누라 방뎅이 커서 다라이만 했지 다라이만 했지 구장집 마누라는 젖통도 커서 헌 런닝구 앞이 묏등만 했지 묏등만 했지 그 낮잠 곁에 나도 따라 채송화처럼 눕고 싶었지 아득한 코골이 소리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지 미끈덩 인물도 좋은 구.. 문학/애송시 100편 2012.12.12
[스크랩] [애송시 100편-제54편] 나그네-박목월 [애송시 100편 - 제54편] 나그네-박목월 강(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리(三百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일러스트=잠산 시평 이 시는 박목월(1916~1978)이 조지훈, 박두진과 함께 펴낸 3인 시.. 문학/애송시 100편 2012.12.12
[스크랩] [애송시 100편-제53편] 바다와 나비 - 김기림 [애송시 100편 - 제53편] 바다와 나비 -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 문학/애송시 100편 2012.12.12
[스크랩] [애송시 100편-제52편]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김선우 [애송시 100편 - 제 52편]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 문학/애송시 100편 2012.12.12
[스크랩] [애송시 100편-제51편] 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애송시 100편 - 제51편] 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 문학/애송시 100편 2012.12.12
[스크랩] [애송시 100편-제50편] 봄 - 이성부 [애송시 100편 - 제50편]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문학/애송시 100편 2012.12.12
[스크랩] [애송시 100편-제49편] 바람의 말 - 마종기 [애송시 100편 - 제49편] 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문학/애송시 100편 2012.12.12
[스크랩] [애송시 100편-제48편] 서시 - 윤동주 [애송시 100편 - 제48편]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년 ▲ 일러스트=.. 문학/애송시 100편 2012.12.12
[스크랩] [애송시 100편-제47편]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애송시 100편-제47편]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 문학/애송시 100편 2012.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