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달밤 최의상 이 밤 달님이 가깝기만 하다. 이 밤 달빛 서러워 철의 삼각지가 고요하다. 이 밤 유성이 순간, 영원으로 간다. 1963년 중부전선에서 *철의 삼각지 -6.25 전쟁터인 김화, 철원, 평강을 이은 삼각형 모양의 요새를 말함. 이 밤 보초병은 피투성이 역사가 되살아 움직임을 본다. 철의 ..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15
7월의 꽃그늘 7월의 꽃그늘 최의상 산마루 위 구름 멎은 정오에 라디오에서 조용히 넘치는 썅송이 싫지 않은 것은 7월의 태양아래 꽃그늘이 있기 때문이다. 섭리의 미소가 하늘 변두리로 번지는 꽃그늘의 한낮에 한 점 웃음으로 더듬어 온 여백에 하늘의 대답을 기다린다. 1963.7.6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15
여승 여승 최의상 산그늘 내리면 여승은 속으로 흐느끼며 울리. 머리 위에 하 나. 둘 씩 별이 돋고, 설음은 설음대로 뭉쳐 못내 풍경도 우네. 보리수 아래 소슬히 빛나던 영감에 불사른 몸으로 석가여래상을 보며 여승은 차라리 아름다운 세월 잊었노라. 달빛 드린 법당, 연꽃이 웃는다. 마음에..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15
흑색 인간 흑색인간 최의상 시신을 덮은 거적의 지푸라기가 소리 없이 흔들린다. 찬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칼 뒤로 넘기며 아스팔트의 검은색에 연민의 정을 느낀다. 집단 같은 허무 허무 그것이 움직이는 이 도시 공간에 온통 전염되는 흑사병. 조여드는 갈증에 착 달라붙은 검은 그림자. 공간을 초..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15
[스크랩] 먼 먼 산을 본다. 먼 먼 산을 본다 영월 고씨동굴 가는 다리에서 강과 산을 촬영하였건만 텅빈 주차장이 너무 광활하네요. 먼 먼 산을 본다 운산/최의상 울타리 붉은 장미꽃 외로운 향기여라. 꿈에 본 방패연들이 하늘로 높이 날고 나뭇잎 바람에 흔들려 마음이 새하얗다. 늙어서 눈물의 강에 허우적거린 ..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14
[스크랩] 폭염속 독서삼매경 강원도 영월 청령포 폭염속 독서삼매경 운산/최의상 얼음 강 위에서 손 시려 울고 싶을 때 염천 하늘 흰 구름 그리웠고 모질게 추운 긴 겨울날 발 동동 구르며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물장구치며 놀던 개울이 그리웠다. 8년만에 폭염이 10여일이상 계속 이어지고 섭씨 35도의 살인에 가까운 ..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14
[스크랩] 소멸과 생성 소멸과 생성 운산 소장 <一人> 소멸과 생성 운산/최의상 지금도 이 시간에 지구 어느 곳에서 인간에게 가장 귀중한 물질과 물체가 소멸되고 있다. 본 일도 없고 생각한 일도 없다. 나의 거룩한 삶에 몸부림치기도 어려워 소멸의 마지막 만찬의식에 참여하지도 못한다. 소멸의 아쉬움 ..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14
[스크랩] 황혼을 보며 황혼을 보며 황혼을 보며 운산/최의상 한 평생을 저 마지막 붉은 노을에 거침없이 던질 힘도 없기 전에 욕심 같은 멍청한 습관들을 이제는 태워버리자. 불타는 화광의 출렁임속에 함께 살자. 이름도, 나이도, 추억도, 사람의 마지막 자존심도 하나 씩 조용히 소지(燒紙)하여 올리자. 다만 ..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14
[스크랩] 봄비와 봄바람 봄비와 봄바람 운산/최의상 봄이면 봄비를 몰고 오며 봄바람이 깝죽대고 비를 뿌린다. 생명을 품은 흙의 얼굴에 춤을 추며 비를 뿌린다. 순한 인심으로 사는 농촌에 오줌 싸듯 비를 뿌린다. 삶속 전시장에 사는 도시도 물 조루 휘둘러 비를 뿌린다. 봄비가 봄바람 타고 오며 고난의 마음을.. 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2013.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