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흑색 인간

운산 최의상 2013. 1. 15. 20:33

 

 

    흑색인간

      

                  최의상

 

 

 

시신을 덮은 거적의 지푸라기가

소리 없이 흔들린다.

찬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칼 뒤로 넘기며

아스팔트의 검은색에 연민의 정을 느낀다.

집단 같은 허무

허무 그것이 움직이는

이 도시 공간에 온통 전염되는 흑사병.

조여드는 갈증에

착 달라붙은 검은 그림자.

공간을 초월한 시신이 부상하며

끝내 생각을 마감하는가.

아니지, 초월이야.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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