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이 밤
비무장지대로 감도는 밤은
눈물로 찬 바람이어서
밤마다 國境입니다.
눈물 점점이
몇 번이고 뒤돌아보고 떠난 세월
우리들의 정연리 부락민들에게 힘을 주소서.
초승달 뜨면
오늘도
부서지다 남은 정연리 驛舍엔 기적이 웁니다.
DMZ옆 폭격당한 당신의 집 장독대의
대추나무에는
가을이면 어김없이 대추가 열려있습니다.
집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이웃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이제는 서로 이해할 수 있게 하소서.
1962. 8. 2 폭격으로 흔적만 남은 정연리 驛舍와 마을 앞에서
부서진 장독대 옆 대추나무는 매년 대추가 열리고
그 자리에 떨어진다. 군인이나 가끔 주어 먹을 뿐이다.
그나마 비무장지대 안에 떨어진 밤이나 대추는
다람쥐나 짐승들 외는 먹을 수 없다.
눈 앞에서 보고도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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