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나 파며 살까 한다.
운산/최의상
내년이 올보다 더 어렵다면
자급자족의 삶을 터득해야겠다.
수입은 줄어들고 지출은 늘어가니
땅이나 파며 살까 한다.
사랑하는 늙은 아내와
아파트 파먹고 살 수 없다.
아파트 주고 땅 받아
땅이나 파며 살까 한다.
도피라 해도 좋고
보수라 해도 좋다.
가난한 늙은이에게 필요한 것은
남에게 해가 안 되도록 사는 것이다.
굴뚝에서 흰 연기 푸른 하늘로 오르는 아침
채마밭 한 가운데 서 있는
백발노인의 한가함을
나를 두고 조명한다.
2012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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