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기도하는 이 밤

운산 최의상 2012. 10. 16. 10:02

 

 

 

      기도하는 이 밤

 

 

비무장지대로 감도는 밤은

눈물로 찬 바람이어서

밤마다 國境입니다.

 

 

눈물 점점이

몇 번이고 뒤돌아보고 떠난 세월

우리들의 정연리 부락민들에게 힘을 주소서.

 

 

초승달 뜨면

오늘도

부서지다 남은 정연리 驛舍엔 기적이 웁니다.

 

 

DMZ옆 폭격당한 당신의 집 장독대의

대추나무에는

가을이면 어김없이 대추가 열려있습니다.

 

 

집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이웃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이제는 서로 이해할 수 있게 하소서.

 

                     1962. 8. 2 폭격으로 흔적만 남은 정연리 驛舍와 마을 앞에서

             부서진 장독대 옆 대추나무는 매년 대추가 열리고

             그 자리에 떨어진다. 군인이나 가끔 주어 먹을 뿐이다.

             그나마 비무장지대 안에 떨어진 밤이나 대추는

             다람쥐나 짐승들 외는 먹을 수 없다.

             눈 앞에서 보고도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문학 > 최의상 詩人 詩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리장성(萬里長城)  (0) 2012.10.16
남방한계선  (0) 2012.10.16
전쟁과 산하(山河)  (0) 2012.10.16
25시  (0) 2012.10.16
땅이나 파며 살까 한다.  (0) 2012.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