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의 가을 이야기
시인/최의상
1. 제충국화
이내 마음 안개였는데
제충국화 바라보니
아름다움으로 살아난다
2. 외로움
주인 없는 자전거
움직이지 않는 낙엽들의 비명
들어줄 사람 없는 고독을 위한 오후.
3. 타는 목마름
고층건물과 푸른 하늘의 흰구름
타는 목마름으로 가을을 토하는데
이토록 고요한 빈민의 눈물도 있다.
4. 모과(木瓜)
향은 좋으나 시큼 떨떠름한 맛
제멋대로 생긴 것이 친근한 모과
사람을 위해 500효능으로 희생하는 모과
사람들이여 ! 못생겼다 웃을 자격 있는가.
5. 아스팔트 위 낙엽
영원으로 가는 길이 너무 멀어
잠시 아스팔트길에 안착하여
사랑같은 눈물을 말리고 있다
시인이 지나칠 때 나도 묻어 가야지
6. 노란 리본
너는 순수한 오늘의 네 모습을 사랑하라
언젠가는 진혼의 리본으로 노랗게 울었고
때로는 이념의 깃발로 이용 당한 너
지금 너는 가을의 심장 같은 빛깔이어라
7.낙엽들의 칸타타
하나님의 초대장을 받고
고운 옷 입고 하늘에서 내려온 미남미녀들
천상의 아름다운 가을 노래에
무도회는 무르익고 사랑은 이슬처럼 젖어든다
8. 낙엽의 길
늦가을에만 만들어지는 낙엽길
낙엽 밟는 소리 사이로 마음문이 열린다
저 낙엽 밟으며 오르는 선한 사람들
이 시간 그대는 행복의 길이 되어라
9. 더불어 살자
고마워요, 당신의 은혜 잊지 않으리
이 가을 쓸쓸히 나목이 되어도
아름다운 장식으로 당신을 꾸며 주겠소
따뜻한 마음으로 쓸쓸함을 포웅하리
2018년11월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