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크신 사랑의 기쁨이
최의상
나오미여, 그대는 슬프나
슬프지 않은 사람이어라
그 땅에 흉년 들어
베들레헴을 떠나 두 아들을 앞세워
모압 땅으로 간 엘리멜렉과 그의 아내 나오미
남편 죽고 아내를 맞이한 두 아들도 죽으니
남편과 두 아들 뒤에 남은 나오미
베들레헴 고향으로 가야하는 나오미
두 며느리 모압 여인들에게
내 곁을 떠나 네 부모에게로 가서
네 생을 살라는 이별의 입맞춤에
며느리들은 소리 높여 울었다.
내 딸들아 내 태중에 네 남편 될 아들도 없고
늙은 내가 남편 둘 수도 없으며
이제 아들을 낳는다 하여도 언제 크기를 기다리며
남편 없이 청상과부로 살리요
사랑하는 내 딸들아 네 갈 길로 가거라
소리 높여 울던 두 며느리들
합리적인 오르바는 시어머니에게 입맞추고
울며 울며 뒤돌아보고 또 보며 사라지고
믿음과 효성이 지극한 며느리 룻은
나오미 허리를 붙잡고 눈물만 흘렸다.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며
어머니 죽으시는 곳에서 저도 묻힐 것이니
저를 버리시지 마옵소서. 어머니,
만약 제가 어머니를 떠난다면 여호와께서
벌에 벌을 내리시기를 원합니다.
나오미는 사랑스런 딸 룻을 감싸 안고
베들레헴으로 트인 오솔길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조용히 걸어가는 등뒤에
그 크신 사랑의 기쁨이
그 크신 사랑의 기쁨이.
< 룻기 1장1절~18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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