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수필

쌀밥의 행복

운산 최의상 2018. 4. 24. 11:07




쌀밥의 행복

                                          최의상


우리가 먹는 음식 중에 아무리 먹어도 물리거나

실증이 나지 않는 음식이 있다.

밥이다. 밥 중에서도 쌀밥이다.

쌀이 귀할 때 보리밥이나 잡곡밥을 많이 먹었다.

지금도 나이든 사람들은 보리밥이 싫다고 한다.

쌀밥 한 번 배가 터지도록 먹고 죽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던 시절에는 보리밥이

주식이 되어 보리밥에 실증이 나 있었다.

오늘날 쌀이 풍성하여 쌀이 주식이 된 이 세상에서

쌀밥이 싫증난다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가끔 입맛을 돋우기 위하여 잡곡을 섞어 먹으며 나이 든 분들이

보리밥을 고추장에 썩썩 비벼 먹던 생각을 하며

보리비빔밤을 즐겨 찾아 먹으나 그도 계속 먹으면 질리게 된다.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듯한 이천 자채쌀밥이면 금상첨화다.

반찬은 고기보다도 각종 나물과 채소를 곁들인 반찬으로

흰 쌀밥을 먹을 때 이 맛은 담백하며 단순하다.

단순한 맛, 이 맛이 천하일미인 것이다.

이 쌀밥은 먹을 때도 즐겁고 행복하지만 먹은 후에도 만족하면서

향수 같은 은근한 그리움의 행복을 느끼게 된다.

먹고 난 후의 행복은 애수라 할까, 향수라 할까,

그 깊은 행복의 그리움이 남는다.

쌀밥의 행복을 멀리 하고 고기와 소세지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니

실증만 나는 것이다.

                                           20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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