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상념
최의상
무화과 물주기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한 잔의 차를 든다.
고요히 정지된 난초 친 차잔과
자유가 물결치는 다갈색 커피향
담장같은 경계에 입술을 댄다.
미지의 달콤한 향수에 젖어
넓고넓은 바다 멀리 깃폭을 날리며
벗어날 수 없는 고요에 머문다.
사랑을 논하고, 인생을 논하며
커피향은 엷어만 가고
찻잔의 난초만 무럭무럭 자란다.
잠시 더위를 잊었던 순간에
선풍기 강한 바람은 불고
등줄기 땀이 주루룩 밀려 간다.
2016.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