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후예
최의상
팔월 어느 날 땀이 흐르던 제주도
만장굴 속은
소름이 돋도록 서늘하던 70년대
35도의 팔월 오늘 할딱이던 중
그곳이 그립다.
세월이 세월을 먹고 더워졌다.
사람이 향락을 먹고 더워졌다.
더위가 더위를 먹고 더 더워졌다.
1도 높아질 때 마다
옷을 하나씩 벗어 던지자
부끄러움도 무디어지고
마지막 옷을 벗어 던질 때는
그대들은
에덴의 태양아래 나체로 설 것이다.
폭염의 땀방울이
정수리로
목줄기로
등줄기로
발끝으로
땅으로 소금끼는 스며든다.
폭염과 열대야가
끝날 기약도 없는 기상대 예보보다
사람과 사람간의 기약과
불투명한 인심이 더 덥게 한다.
2016.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