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폭염의 후예

운산 최의상 2016. 8. 22. 11:12





           폭염의 후예

                                           최의상

 

 

팔월 어느 날 땀이 흐르던 제주도

만장굴 속은

소름이 돋도록 서늘하던 70년대

35도의 팔월 오늘 할딱이던 중

그곳이 그립다.

 

세월이 세월을 먹고 더워졌다.

사람이 향락을 먹고 더워졌다.

더위가 더위를 먹고 더 더워졌다.

 

1도 높아질 때 마다

옷을 하나씩 벗어 던지자

부끄러움도 무디어지고

마지막 옷을 벗어 던질 때는

그대들은

에덴의 태양아래 나체로 설 것이다.

 

폭염의 땀방울이

정수리로

목줄기로

등줄기로

발끝으로

땅으로 소금끼는 스며든다.

 

폭염과 열대야가

끝날 기약도 없는 기상대 예보보다

사람과 사람간의 기약과

불투명한 인심이 더 덥게 한다.

 

                          2016.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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