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언덕에 박꽃 같은 여인은
운산 최의상
바람 부는 언덕에
박꽃 같은 여인이 웃고 있어요.
웃고 있는 여심에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가
바람 되어 영그네요.
이 언덕에서 우리들은
선남선녀가 되어
찬란한 햇볓만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혼으로
감미로우면서도 싱싱한 청춘의
아니, 인간의 욕망과 영원한 향수를
그 무엇에게도 침해당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나는 항시
박꽃 같은 여인을 위해
바람 부는 언덕에 서서 기원의 자세로
새로운 창조를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단지,
바람이 어떤 형태로
인간의 표정을 구상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간지러운 미풍에서 시작하여
무서운 템페스트(Tempest)까지
우리는 운명 같은 열정으로
이 바람 부는 언덕에서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감당해야 할 바람을
이 언덕에 올라와 맞이하시오.
폭풍이 지난 언덕엔
찬란한 햇빛이 빛나고
장미도, 해당화도 피어
쇠잔한 우리들을 안겨줄 것입니다.
자연은 참으로 따뜻하여
꽃들이 눈물 나도록 기쁨을 안겨줄 것입니다.
그러나 핏물을 뿌린 채로 우리를 한꺼번에
송두리째 앗아가는 잔인함이 있다 해도
나는 바람 부는 언덕에 올라 영원히
박꽃 같은 나의 여인을 맞이할 것입니다.
1965. 7. 29
To my dear Beauty(富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