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스크랩] 경포대의 밤

운산 최의상 2015. 7. 26. 05:55

 

 

경포대(鏡浦臺)의 밤

                                  최의상

 

 

하늘은 검고

바다는 어둠에 잠들었는데

경포호수만 외롭게 등불을 비춘다.

오백년간 수없이 다녀간

시인묵객들 속에

나도 술잔 들어 시를 읊으며

그리움을 달랜다.

 

 

 

달빛 그리워 하늘을 보았다.

태풍의 검은 구름 속에

언뜻 비추다 숨는 초엿새 눈썹달이

빛나고도 애처롭던 순간

쏟아지는 달빛에 요염하게 들어났을

경포대의 아름다운 옛 보습을 본다.

 

 

 

땅으로 내려오던 발 멈추어

뒤돌아보니 은빛 불빛에 물든

은빛 찬란한 경포대의 아름다움

신선놀음에 흥겨워하던 중

정적을 가르는 자동차 소리에

땅을 딛고 있는 발이 무겁다.

 

 

 

2015.7.22 밤 경포대에서

출처 : 서라벌문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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