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먼 곳 여름이
최의상
짙푸른 색의 혈관을 타고
짙푸른 소리도 골짜기를 흐른다.
가로수가 그러하며
아카시 향이 그렇다.
너의 여름 안에 나의 불볕더위
아담이 정장을 하던 날
샤론의 꽃이 피던 날부터
점점 더워졌고, 뜨거워질 것이다.
붉은 장미가 만발한 담장으로
시들은 꽃잎이 뱀처럼 스며든다.
눈물과 노래도 스며들며.
저 먼 곳 활활 타는 정염을 탄식한다.
고요하거라
매미 우는 개울에 송사리떼 졸고
욕망의 사랑으로 풍성한 도시는
메르스에 침식되어 고요하다.
태양이 하늘을 떠나
매일 땅에 고인 물결을 걷는 군상
땅의 열기가 하늘에 닿으면
소나기 오는 날 비둘기 날리자.
201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