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아름다운 가을아

운산 최의상 2013. 10. 24. 11:32

 

 

 

 

 

 

       아름다운 가을아

                                                 최의상

 

 

가을 비 물안개 슬프기만 하여

단풍잎이 빨간 눈물을 흘리며

젖은 바위를 꿈같이 덮어 준다.

거룩한 가을의 아름다움이다.

 

네 가슴에 흔들리는 느낌은

만추의 영광을 네 마음에 심고 싶은

욕망의 슬픔이지만 그래도 가을이어서

방랑의 길을 떠나는 외로움도 아름다우리.

 

세월이 주고 간 추억의 가을 빛

그 가을빛에 향기의 반짝임

마음 몰래 말 못하는 고독의 영혼이

눈물처럼 흐르는 아름다움을 사랑하라.

 

내 병든 내장을 가을볕에 쪼이며

그 내장에 서리 내린 노란 들국화를

얼얼하도록 뿌린다.

예리한 날 선 검이 뼈를 쪼개듯

아픔은 내 생활에 동반자가 되어

젖어 드는 사랑의 슬픔도 이 가을 아름답기만 하다.

 

단풍 드는 소리가 창문을 흔들며

낙엽 밟는 소리 속으로 사라지는 여운의 길목

사랑스런 가을의 수채화가 되살아나는

황혼과 생명의 순환을 보며

배반의 아름다운 가을을 사랑한다.

 

                                              2013년 10월 23일

                                                        수술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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