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슴의 분노가 조용히 멎어야겠습니다.
우리 가슴의 분노가 조용히 멎어야겠습니다.
운산/최의상
비가 옵니다.
머리에서 온 몸으로 비를 맞으며
얼마 전 목마름의 분노를
조용히 기억하고 감사하려 합니다.
비가 옵니다.
심장에서 오장육부로 비에 젖으며
쓰리도록 타다 머문 상처에서
새 살이 돋는 놀라움을 보았습니다.
비가 옵니다.
비에 젖으며 온몸이
은단을 먹은 듯 환해지며 뜨거워지는
조용한 기쁨에 나는 머리 숙여 경배하였습니다.
비가 멎었습니다.
가뭄이 멎고 비가 멎은 것처럼
우리 가슴의 분노가
조용히 멎어야겠습니다.
2012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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