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황혼을 보며

운산 최의상 2012. 5. 17. 11:38

 

 

  황혼을 보며

 

 

 

 

 

 

                              황혼을 보며

 

                                               운산/최의상

 

 

 

한 평생을 저 마지막 붉은 노을에

거침없이 던질 힘도 없기 전에

욕심 같은 멍청한 습관들을 이제는 태워버리자.

불타는 화광의 출렁임속에 함께 살자.

 

 

 

 

이름도, 나이도, 추억도, 사람의 마지막 자존심도

하나 씩 조용히 소지(燒紙)하여 올리자.

다만 버리지 못할 것이 있다면

손등 울퉁불퉁한 핏줄 꽉 잡고 즐겨라.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내가 나를 떠나기까지는

나의 핏줄 꼭 쥐고

나와 이웃을 사랑하며 즐겨야 한다.

 

 

 

 

황혼이 멎는 날 까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인의 시간을

비쩍 마른 손이라도 서로 잡고

사랑의 핏줄로 그날 이르도록 따뜻함을 느끼리.

 

 

 

                                           2012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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