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거기에 있어야 할 그대 운산/최의상
그대는 항상 거기에 있어주세요. 나는 가끔 그대를 잊어버리고 내가 할 일만 하다가 그대가 생각날 때 거기를 보면 그대는 항상 거기서 거울을 보고 있어요.
먼 길을 떠나 몇 날 밤을 지새우고 돌아와 그대가 있을 거기를 보면 영원히 거기에 있어야 할 사람처럼 그대는 마른 하얀 수건으로 접시를 닦으며 항상 거기에서 웃고 있지요.
외로움이 나를 깊은 숲으로 끌고 가는 길목에서 달빛에 어른거리는 여인들의 잔영을 보기도 합니다. 누구에게 기대고 싶은 객기에 취하다 싫증나기도 합니다. 돌아와 그대의 옆모습을 훔쳐보면 그대는 오늘도 거기서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대는 영원에서 소리 없이 거기에 찾아 온 천년을 노래할 학의 변신이어라 밝은 낮에 만나 밤을 사랑하고 꿈과 꿈의 놀라운 정기로 거기에 살고 있습니다. 그대는 항상 거기에 있어야 할 존재입니다.
내가 그대를 향하여 눈을 드니 그대는 웃음으로 사랑을 말하였고 내가 그대를 위하여 숨을 쉬는 날 까지 그대는 거기서 영원히 살으리 그대가 부름 받아 가고 난 후에도 거기 살으리.
2012년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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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라벌문예원
글쓴이 : 운산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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