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개 보름 세듯

운산 최의상 2016. 2. 22. 10:39






    개 보름 세듯

                                  시인/최의상



오늘이 대보름날이다.

안 먹어도 배부른 날이다.

먹을 것이 너무 많아

개에게 주던 밥도 안 준다.

개는 빌어먹어도 배부를 때가 있었다.

아파트가 개 보름 세듯 한다.

풍성하게 먹어도 배부르지 않다.

어느 사람들은 개 보름 세듯

보름을 세고 만다.

희망도, 소원도 없이

대보름달은 구름 속에서 흘러간다.

대보름달도 개 보름 세듯 지나간다.

어떤 사람들도 아파트에서

개 보름 세듯 보이지 않는 달을 본다.

세상이 개 보름 세듯 건조하다.

           

              2016년2월22일 대보름날

              밝은 대보름달을 볼 수 없다고 기상대에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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