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수필

불자고(不自高)-1

운산 최의상 2015. 11. 3. 11:41

 

 

 

 

                                  불자고(不自高). 스스로 높아지고자 하지 말자.

                                                                                                                                             시인 최의상

 

 

 

   당대 백낙천은 시인, 학자, 정치가이며 불경을 널리 섭렵하였으나 자만심이 극에 달하여 도를 통한 선사가 있다는 항주 어느 선사를 찾아 도림선사를 만나 혼을 내 주기로 하였습니다.

 

 

  도림선사는 정중히 손님을 안내하여 차 대접을 하기로 하고 좌정한 백낙천 앞에 찻잔을 놓고 창밖 너머 먼 산을 바라보며 차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차가 찻잔에 넘쳐도 계속 따르고 있는 도림선사의 표정은 담담하기 만 하였습니다. 찻잔이 넘치고 방바닥이 젖고 책이 젖어도 여전히 차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백낙천은 황당하여 선사, 왜 이러십니까. 찻잔에 차가 넘쳐 바닥으로 흐릅니다.

 

 

  도림선사는 따르던 차를 멈추고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칙사(백낙천)께서는 차가 넘쳐 방을 망치는 것은 알면서도 교기(驕氣) 즉 교만의 기운이 넘쳐서 인품을 망치는 것은 모르십니까? 하였답니다.

 

 

  백낙천은 조용히 산사를 나와 불자고(不自高) 하였답니다.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교만으로 인하여 하루 아침에 인품은 물론 패가망신하는 꼴을

우리들은 매일 같이 듣고, 보고 있습니다. 스스로 높아지려고 하는 것은 교만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낮아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