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허무의 광장

운산 최의상 2014. 9. 27. 12:21

 

 

 

 

 

        허무의 광장

                                최의상

 

 

 

프란체스코 교황 떠나신

이아침이 왜 쓸쓸한 거야

 

사랑하는 임을 보내고

돌아선 외로움인가

 

슬픈 자 긍휼을 받을 자

위로를 받았을 것이고

 

용서 받을 자 용서 할 자

일흔에 일곱 번이라도 용서할 것이고

 

나는 왜 이 아침이

텅 빈 마음일까. 동공처럼.

 

크나큰 사랑의 미소만 남기고

체온은 벌써 식어간 것인가.

 

분열과 대립은 가고

용서와 화해만 남았어야 할 광장

 

미움과 저주는 가고

은혜와 축복이 넘쳐야 할 영혼들

 

프란체스코 교황에게서

무엇을 얻었는가.

 

이 나라 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주고 무엇을 원하였는가.

 

낮고 천한 자를 구원할

십자가를 주었는가.

 

 

불만과 불평의 화신들에게

십자가를 주었는가.

 

 

화평과 기쁨만이 있어야 할 이 땅에

황량한 바람만 불고

 

 

회복과 치유로 건강해야 할 육체는

영혼마저 사악해졌네.

 

 

프란체스코 교황이 머문 자리마다

그 때 그 사람들의 감동은 어디로 갔는가.

                           

 

                                  2014.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