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인마을

안도현 시인 "절벽 앞에 선 느낌

운산 최의상 2013. 7. 9. 20:44

 

 

 

안도현 시인 “절벽 앞에 선 느낌…박 대통령 직접 사과해야”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 경향신문

ㆍ“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자 처벌을” 절필 선언박근혜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절필을 선언한 안도현 시인(52·우석대 문예창작과 교수·사진)이 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해) 직접 나서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처벌할 게 있으면 처벌해야 하는데 침묵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국민한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 의사를 밝혔으나 안 시인은 미흡하다는 입장이다.안 시인은 지난 4일 트위터에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단 한 편도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겠다. 맹세한다. 나 같은 시인 하나 시 안 써도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만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썼다.그는 전화통화에서 “시를 쓰는 게 현실 참여일 수 있지만 안 쓰는 행위도 현실에 참여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절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국정원 사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무책임과 대통령 주변 사람들의 후안무치가 극에 달한 것을 보고 (절필을) 결정했다”며 “시에 대한 탐색까지 멈추진 않겠지만 절필을 통해 내 뜻을 나타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시인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문재인 캠프를 도왔던 사람 중 하나로 설마 설마했습니다. 당시에는 박 후보와 국정원이 연결돼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지 않나요.”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은 범죄사실을 덮기 위해 또 다른 범죄를 만들어내는 행위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정권의) 정통성까지도 의심을 해봐야 할 단계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시인은 시작(詩作)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문학청년 시절인 1970~80년대부터 표현의 자유, 시의 현실반영에 대해 오래 고민했고, 그런 시를 써왔습니다. 민주화 이후에는 시인이 현실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명박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번 정부 또한 시인들이 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상황에서 성명서나 집회에서의 발언이라는 형식 말고 시를 통해서만 말할 수 있는 어떤 미적인 형식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그게 뭔지 답이 안 나옵니다. 절벽 앞에 서 있는 듯합니다.”안 시인은 대선 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소장하거나 유묵 도난에 관여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지난 6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박근혜 후보를 비방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단지 사실 관계를 질문한 것뿐”이라고 했다. “가장 권위 있는 안중근숭모회와 안중근기념관 자료에 박근혜씨가 소장하고 있다는 기록이 10여차례 나온다”며 “(유묵이) 문화재청에는 도난문화재로 돼 있는데 도난 경위를 소상히 밝혀달라는 게 요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검찰 기소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불구속 기소(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와 같은 시기에 이뤄졌다. 전향적인 물타기 수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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