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太初)로부터
최의상
1
보이지 않은 세상을
보여준 날이다.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
보여준 세상에
씨가 트게 하고
트는 신비를 벗어난
새로운 씨가 트며
새로운 씨는 지병(持病)이었다.
사과나 팥죽이
언약보다 좋아보였고
알몸을 처음 본 날
가리는 손끝에서
숨어 두려운 마음을 느꼈다.
네가 어디 있느냐?
아시면서 왜 물을까 창피하게
사랑의 가죽옷을 입고
나를 알면서
핑계가 술술 나오고
요령이 터득되었다.
저주와 원수
살상과 고통
종속과 죽음을 잉태한
산자의 어미는
영원한 복지의 땅에서
생이별하고 떠나니
보호 받는 자였다.
2012년 12월 1일
창세기 1장~3장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