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
최의상
물어 찾아간
우리 옛돌 박물관
이년 전 서울로 이사가고
여기는 폐관했다는 안내문
폐관 간판 너머
남은 옛돌들이 망부석처럼
슬프게 서 있다.
드라이브를 하면 좋겠다는 환자를 태우고
환자가 운전하여 찾아간 곳
옛돌 박물관은
폐관 너머 쓸쓸이
초가을 볕을 쪼이고 있는
빛 바랜 석상만 바라보아야 했다.
옛돌 석상에 앉아
무심히 폐관 간판을 바라보는 마음이
허공을 보는 듯 하다
우리도 한 때는
세상의 박물관의 아름다운 존재였는데
우리도 망부석이 되어 옛돌 망부석을 바라본다.
폐관될 노구(老軀)로
아내와 남편이
석양의 긴 그림자를 남기고
푸르디 푸른 귀로를 달린다.
2017년9월3일 양지 옛돌박물관에서
출처 : 서라벌문예원
글쓴이 : 운산/최의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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