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스크랩] 폐관(閉館)

운산 최의상 2017. 9. 4. 18:15


폐관 

                                 최의상


물어 찾아간

우리 옛돌 박물관


이년 전 서울로 이사가고

여기는 폐관했다는 안내문



폐관 간판 너머

남은 옛돌들이 망부석처럼

슬프게 서 있다.



드라이브를 하면 좋겠다는 환자를 태우고

환자가 운전하여 찾아간 곳

옛돌 박물관은



폐관 너머 쓸쓸이

초가을 볕을 쪼이고 있는

빛 바랜 석상만 바라보아야 했다.



옛돌 석상에 앉아

무심히 폐관 간판을 바라보는 마음이

허공을 보는 듯 하다



우리도 한 때는

세상의 박물관의 아름다운 존재였는데

우리도 망부석이 되어 옛돌 망부석을 바라본다.



폐관될 노구(老軀)로

아내와 남편이

석양의 긴 그림자를 남기고

푸르디 푸른 귀로를 달린다.


                                                                                        2017년9월3일 양지 옛돌박물관에서





출처 : 서라벌문예원
글쓴이 : 운산/최의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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