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평론

詩-13 산도화 1(山桃花) -박목월- 자작시 해설

운산 최의상 2016. 3. 8. 10:15



산도화(山桃花)Ⅰ

                                           박목월


山은

九江山

보랏빛 石山


山桃花

두어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玉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네



박목월 시인은

그 목소리가 참으로 영롱하고 자상하시다. 그의 목소리는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아니라 <봄눈 녹아 흐르는 옥같은 물>소리다. 훤출하게 큰 키에 선비같은 너그러움과 강직함이 배어나는 얼굴이다. 강의 시간에 어려운 설명은 되풀이 하여 세 번이고 네 번이라도 이해 될 때 까지 설명을 하며 이해 된 듯하면 같이 기뻐하는 환한 미소를 볼 수 있었다.


담담하면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인 박목월 시인은 그러기에 시의 주제가 산. 나무. 꽃 등의 자연이 그 주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소재도 자연적 심정적. 감각적를 제재로 하였다. 시의 정서는 향토적이며 순한 여성적 감정이 안으로 파고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박목월 시인은 자작시 해설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핏발이 한가락도 서지 않는 눈을 하고, 그를 사모하리라>그 당시(1941년)어느 수필에 쓴 내 말이다. 핏발이 한가락도 서지 않는 <영롱한 눈>이라는 것이, 내게는 큰 소망이었다.

나는 이 작품에서 첫 두 연을 좋아했다. 보라빛 석산과 가지만 앙상하게 빳빳한 山桃花 의 담담한 풍경에 홍백의 꽃송이를 두어점 띄워 동양화적인 정취를 품기려 했으며 이 <여백의 함축>은 내 시의 본질적인 일면이다. 이 동양화적인 풍경에 <봄눈 녹아 흐르는 옥같이 맑은 물에 발을 씻는 노루>를, 나대로는 차고 담담한 것 속에 생동하는 생명의 자태라 여겼으리라. 그러나, 이 <山桃花>의 <山은 九江山 보랏빛 石山>등속의 조사(措辭)를 나종에야 우리의 더운 호흡이 깃드기에는 <지나치게 생략>된 문장표현이라함을 느꼈다. 이런 표현은 <문장을 위한 문장>을 이루기 위한 것이며, 우리들의 부드럽고 더운 핏줄에서 울어난 호흡이 스며 흐르기에는 너무나 차고, 굳기 때문에 오히려 도를 지나친 것이러니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작품에 어린 <맑은 정서>와 <여백의 함축>을 요지음은 내가 갖지 못한 것이리라'


요즈음 자유시라 하여

사설적이고 한탄과 푸념적인 나열의 시가 아무 의미 없이 표현되는 시 마당에 박목월 시인의 말에 귀 기울여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맑은 情緖>와 <餘白의 含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