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먼 곳으로

운산 최의상 2015. 11. 18. 10:36

 

 

 

 

 

        먼 곳으로

 

                              최의상

 

 

 

 

떨어진 노란 은행잎도

날아든 단풍잎도

빛이 있어 아름다운데

그 아름다움으로

영원한 이별이 닥아 온다.

 

 

누구를 그리워하고

어디만큼 가다 멈추어도

빛에 근원을 찾아

묵묵히 가는 그 길이

슬퍼서 간다.

혼자여서 간다.

 

 

밤이면 달과 별을 벗 삼아 가고

새벽이면 여명에 찬 이슬 밭 거닐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것이며

 

 

오늘도 모두가 모이고

모두가 떠난 자리에

낙엽만 흩날리더라도

그들은 먼 곳을 그리던

흔적을 남길 것이며

 

 

 

이후 그 자리에서

또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고 떠날 것이지만

항상 먼 곳을 바라볼 것이다.

 

 

샛노란 은행잎들이 무더기로

쌓여 잠들지라도

우리들의 기도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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