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으로
최의상
떨어진 노란 은행잎도
날아든 단풍잎도
빛이 있어 아름다운데
그 아름다움으로
영원한 이별이 닥아 온다.
누구를 그리워하고
어디만큼 가다 멈추어도
빛에 근원을 찾아
묵묵히 가는 그 길이
슬퍼서 간다.
혼자여서 간다.
밤이면 달과 별을 벗 삼아 가고
새벽이면 여명에 찬 이슬 밭 거닐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것이며
오늘도 모두가 모이고
모두가 떠난 자리에
낙엽만 흩날리더라도
그들은 먼 곳을 그리던
흔적을 남길 것이며
이후 그 자리에서
또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고 떠날 것이지만
항상 먼 곳을 바라볼 것이다.
샛노란 은행잎들이 무더기로
쌓여 잠들지라도
우리들의 기도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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