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의 빛을
최의상
나목(裸木)가지는 그늘에서
삭풍(朔風)에 흔들리며
건너편 유리창에 반사된 빛을 받는다.
따사로운 한 뼘의 빛을
봄부터 여름, 가을에 이르러
사랑은 빛으로 왔고
무관심은 관심을 가리는 동안
나뭇잎 떨어진 마디마다 따사롭다.
화려했던 나뭇잎 벗은 지금
먼 곳을 바라보는 눈은 밝았으나
한 뼘의 반사된 저 유리창의
따스함이 더 기다려진다.
201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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