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행복과 주는 행복
운산 최의상
어린이 집에 다니는 귀여운 외손자가 할아버지 품에 안기며 할아버지 뺨에 뽀뽀를 하고는 "나는 할아버지가 좋아" 한다. 보드라운 외손자 볼을 비비고 "할아버지도 우리 민재가 제일 좋아"하며 행복감에 엉덩이를 토닥거려 주었다. 받는 또는 보는 행복이다.
만성신부전증으로 매일 약을 복용하다 보니 집사람은 입맛이 없는 모양이다. 입이 쓰다고 하며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영양상태가 부실한 것 같다. 속이 헛헛하다고 한다. 마트에가서 샤브샤브 재료를 사기로 하였다. 대패밥삼겹살 한 봉지에 6,900원, 채소종류와 풋나물 섞어 2,000원 버섯종류 2,500원 치커리 1,500원 도합 12,900원을 지불하여 들고 왔다. 깨끗하게 씻어서 접시마다 올려 놓고 냄비에 물을 받아 급조 육수를 만들었다. 멸치가루와 쇠고기 다시다를 넣고 군소금 약간 첨가한 후 가스 불로 팔팔 끊인 다음 식탁에 야전곤로위에 올려놓으니 팔팔 끓는다. 소스는 집사람에게 만들어 보라고 하자 맛있는 소스를 만들어 왔다. 둘이 앉아서 팔팔 끓는 물에 채소와 버섯 그리고 대패밥삼겹살을 넣은 후 건져서 소스를 곁들여 먹으니 그 맛도 좋았다. 집사람이 참 맛있다고 하며 헛헛하던 차에 아주 잘 먹었다고 한다. 별것은 아니지만 지난날 샤브집에 가서 먹던 기억을 되살려 축소판 샤브를 하여 집사람에게 대접하였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에 스며드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주는 또는 헌신의 행복이다.
행복은 욕구 충족이 이루어졌다고 하는 순간 행복을 느낀다. 행복은 두 갈래의 행복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 하나는 받거나 또는 바라보며 얻는 행복이고 또 하나는 주거나 헌신에서 얻는 행복이다 전자의 행복이 추상적 행복이라면 후자는 체험적 행복이 된다. 전자의 행복은 만나기가 쉽지 않으나 후자의 행복은 자기 역량에 따라 매일 일어날 수 있는 행복이다. 그러므로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행복에 관한 10가지 철학적 성찰]의 작가 필립 반 덴 보슈는 그 책에서 '행복이란 개인적인 것이고 각 개인은 타인과 다른 고유의 행복을 향유한다'라고 정의하였다. 어떤 일에 심취할 수 있는 요인을 만들어야 한다. 심취할 수 있는 요인은 창의적이어야 하며 자아실현의 고지를 향하여 욕구 충족의 순간순간을 채워갈 때 마다 작은 행복이 만들어지고 그 작은 행복이 쌓이면 좋은 자아가 형성되고 자연에 순응하는 행복을 누리게 된다. 자아실현은 인간의 최고의 가치이다. 더는 욕심 부리지 말아야 한다. 욕심이 욕구보다 앞서면 행복은 반비례한다. 욕구가 앞서면 행복은 비례한다. 욕구는 곧 목표다. 그러나 욕심은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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