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가을, 산상의 뜰 아침에

운산 최의상 2013. 11. 11. 16:36

 

 

 

            가을, 산상의 뜰 아침에

                                                   운산 최의상

 

 

가을을 사랑한다면

아침 햇살에 물든 밝음을 보라.

가을바람에 흐르는 듯 흔들리는

첫사랑의 달콤한 잠에서 깨어난 단풍들

 

밤안개에 젖은 낙엽의 외로움이

아침 햇살에 이슬방울로 눈물 흘린다.

기도의 응답이 햇살로 내리는 산상의 교회 뜰

나는 그 낙엽을 밟으며 아픔을 나눈다.

 

모두가 떠나고 싶은 가난한 마음들

가을 단풍에 살아온 아픔을 보상 받으나

낙엽을 보며 또 쓸쓸해진다.

미래를 맡기지 못한 군상들이 간다.

 

나무에 붙어 있는 영광의 단풍들

떨어져 서서히 배회하는 낙엽들

대지에 안착하여 깊은 잠에 이르는 휴엽들

가을이 내 속 마음으로 깊어간다.

 

가을을 당신 마음으로 느끼고 싶으면

아침 햇살에 산상의 교회당 뜰을 거닐어라

모두가 구도자가 될 것이며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

이 시간만이라도 삶의 길이 보이리라.

 

                                  2013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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