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상의 뜰 아침에
운산 최의상
가을을 사랑한다면
아침 햇살에 물든 밝음을 보라.
가을바람에 흐르는 듯 흔들리는
첫사랑의 달콤한 잠에서 깨어난 단풍들
밤안개에 젖은 낙엽의 외로움이
아침 햇살에 이슬방울로 눈물 흘린다.
기도의 응답이 햇살로 내리는 산상의 교회 뜰
나는 그 낙엽을 밟으며 아픔을 나눈다.
모두가 떠나고 싶은 가난한 마음들
가을 단풍에 살아온 아픔을 보상 받으나
낙엽을 보며 또 쓸쓸해진다.
미래를 맡기지 못한 군상들이 간다.
나무에 붙어 있는 영광의 단풍들
떨어져 서서히 배회하는 낙엽들
대지에 안착하여 깊은 잠에 이르는 휴엽들
가을이 내 속 마음으로 깊어간다.
가을을 당신 마음으로 느끼고 싶으면
아침 햇살에 산상의 교회당 뜰을 거닐어라
모두가 구도자가 될 것이며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
이 시간만이라도 삶의 길이 보이리라.
2013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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