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자료실

댓글, 점이라도 찍자.

운산 최의상 2013. 7. 19. 12:12

 

 

 

 

                               댓글, 점이라도 찍자.

 

                                                                             운산 최의상

 

 

  <댓글>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도 없다. 한글학회(전 조선어학회)지은 <큰 사전> 을유문화사 (1957)에는 댓글이란 단어는 없고 댓귀(對句)를 이렇게 풀이했다. <대를 맞춘 글귀> 상대의 글에 맞추어 답 글 식으로 쓴 글귀라는 뜻으로 해석해 본다.

 

  인터넷에는 댓글 다는 재미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어느 논객이 글을 올리면 상대의 글에 대하여 나의 생각을 간단하게 글로 나타내는 것을 사전에는 없지만 <댓글>이라고 한다.

<댓글>을 풀이하면 reply(리플)을 댓글이라 하고 <글을 대다> <글을 덧대다.> <원본에 답변을 달다> <댓귀(對句)로 쓴 글, 또는 답글>이란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

 

  댓글은 선한 마음씨로 댓글을 달면 선풀(선한리플)이라 하고, 악한 마음씨로 댓글을 달면 악풀(악한리플)이라 한다. 악풀이 너무 범람하여 잘못된 사람들을 선도하기 위하여 선풀달기 운동까지 등장하여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댓글은 상대의 글에 대한 의견을 간단히 나타내거나 칭찬을 하거나 격려를 하여 서로가 즐겁게 화답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댓글 다는 마음의 자세는 사랑하는 사람의 편지를 받고 자기도 사랑한다는 마음을 표하기 위하여 아름다운 표현으로 연애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쓰면 참 좋은 댓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흑백논리에 의하여 상대편 글의 내용이 좋으나 나쁘나 가리지 않고 내편이 아니면 훈민정음 스물 넉자를 활용하여 지상 최악의 막말을 퍼부어 살인에 이르기까지 하는 족속들이 있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이 바로 이런 것이다.

 

  그래도 젊잖은 댓글을 다는 곳이 있다면 문학카페와 브로그라고 할 수 있다. 문학동인들에 의하여 구성된 문학카페와 개인의 브로그여서 회원이 정선된 사람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막말은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너무 젊잖은 사람들이 많아 카페에 들어와 휘 둘러 보고 슬며시 문 열고 나가는 사람들이 90%이상이다. 예를 들면 회원 800명의 카페가 있다면 오늘 방문자는 20명 정도에 댓글은 한 두 명이 대부분이다.

 

  댓글 다는 태(態)를 몇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태(態)는 작품에 대한 평을 짧게 달며 격려한다.

둘째 태(態)는 작품 평을 피하고 동문서답하며 인사로 대신한다.

셋째 태(態)는 간단형이다. <향필하세요,> <건강하세요.><축하합니다.> <#&*%@^^$>등등

넷째 태(態)는 묵묵부답이다.

 

  대체적으로 댓글에 너무 인색하다. 첫째, 둘째, 셋째 태(態)까지는 댓글을 달아 주었기에 소중한 분이며 반갑고 고마운 분들이다. 그러나 넷째 태(態)는 너무 답답하다. 이런 문우들에게 권하고 싶다. 문 열고 들어 온 카페 누구누구가 보이나 휘 둘러 보고 인사 한 마디씩 나누고 가면 좋겠으나 급히 가시려면 점이라도 찍고 가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