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지렁이 분립의 원예 분야에서의 이용이 앞으로 본격화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지금R지는 지렁이 분립의 생산량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지 않았지만 대량 생산될 경우 육묘에서 재배까지 고급 배지로서의 특성을 유감없이 살려 뛰어난 생산자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때 토룡탕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주춤했던 지렁이 산업이 의학을 비롯한 생명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폐기물처리 재활용이라는 환경산업 측면에서 첨단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렁이 분립은 물리성과 화학성이 뛰어난 자재일 뿐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도 뛰어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원예 분야에서 고품질 생산을 위해 널리 쓰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지렁이 분립의 특성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 보기로 한다.
2. 지렁이 분립의 물리화학적 특성
지렁이 분립은 보통 0.2∼4.0mm 내외의 구형 내지 타원형으로 분의 색깔은 먹이의 종류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암회색을 띄고 있다. 배설 직후에는 물에 쉽게 부서지지 않는 단립을 형성한다. 진비중은 2.0g/㎤내외로 구성분의 대부분이 유기물이다. 지렁이 분립의 비표면은 700㎡/g 내외인 점을 감안한다면 지렁이 분은 매우 특수한 물질임을 알 수 있다. 지렁이 분은 단립의 크기가 2mm내외로 통기성이 매우 뛰어나다. 건조된 지렁이 분립 포트에 입을 대고 불면 바람이 그대로 통과하는 정도이다. 또한 보통 토양의 4∼10배 정도 단립 사이로 배수가 잘 되는 특성을 나타낸다. 배수성이 좋음과 동시에 보수성도 일반배지에 비해 대단히 뛰어나다. 지렁이 분을 이용해 육묘하거나 작물을 재배할 경우에는 관수 횟수를 많이 줄여야 한다. 즉 표면이 건조하더라도 내부에는 충분한 물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렁이 분의 물리적 특징은 인위적으로 만든 어떤 혼합 배지 못지않게 뛰어난 특성을 가지며 지렁이를 사육할 땐 생물학적인 부산물로 만들어진다. 지렁이 분립의 화학성을 살펴보자. pH는 7이상으로 중성에 가까워 토양에 시용하거나 상토로 다량 이용해도 문제가 없다. 한편 CEC는 상당히 높아 분립의 비표면이 큰 것과 일치된다. 보통 65me/100g의 수치를 나타내며 이러한 사실은 지렁이 분립이 주로부식물질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며 퇴비 못지 않게 우수한 유기질 비료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지렁이 분립에는 일반 토양보다 치환성 칼슘, 마그네슘, 칼륨 및 가급태 인산 함유율과 질소나 유기물질 함유율이 높다.
3. 지렁이 분립의 생물학적 특성
지렁이 분립에는 많은 세균, 방선균, 사상균이 들어있다. 지렁이가 유기물을 장내에서 소화 흡수하기 위해 미생물의 협조를 받는데 미생물은 배설물과 함께 장외로 방출된다. 또 지렁이는 섬유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셀룰라제를 미생물로부터 얻고 있다. 지렁이 분립 안에는 기타 방선균, 사상균, 그람 박테리아, 포자형성 박테리아 등도 있으며 특이한 점으로는 항생물질이 있다는 점이다. 바실러스속 미생물은 토양 병원성 곰팡이 포자를 파괴하거나 균사를 용해하는 세균으로 지렁이 분립에서 분리된 바실러스속 미생물은 푸자리움 옥시스포룸의 활동을 억제하는 항생물질이 상당량 들어있다.
4. 작물 생육에 대한 영향
지렁이 분립은 발아 배지로 뛰어난 결과를 나타낸다. 우분+펄프슬러지, 돈분+펄프슬러지를 혼합한 배지에 지렁이를 사육하여 만들어진 지렁이 분구와 지렁이를 사육하지 않고 혼합 퇴적한 퇴비구에 무 종자 발아 시험을 하였다. 지렁이 분구는 거의 발아 되었으나 지렁이를 사육하지 않는 퇴비구는 발아율이 60∼70%에 그쳤다. 이는 지렁이 분립은 양질 퇴비임에 비해 퇴비구는 아직 미숙 퇴비로 염류, 암모니아 가스, 페놀 물질 등이 발아에 나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입고병 증상이 잘 나타나는 작물의 발아시에 지렁이 분을 사용하면 입고병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것은 지렁이 분립에 포함된 천연 항생 물질 때문이라는 것이 입증되어 있다. 현재 수치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지렁이 분립을 깐 과수원에서는 진딧물과 응애가 거의 발생되지 않고, 일부 발생된 진딧물과 응애도 잘 살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져 죽어 버린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있다. 앞으로 더 연구되어야 할 내용이지만 실험적으로 실시해 볼 가치가 있다. 지렁이 분립으로 오이를 육묘하면 뿌리 발육 상황이 무척 뛰어나다. 기존 배지에 비해 지렁이 분립에 육묘한 오이의 뿌리는 상태가 하얗고 길며 입고 증상이 전혀없다. 일부 농가에서는 현재 접목을 하지 않고도 훌륭하게 오이를 재배하고 있다. 또 하나 특이할 점은 지렁이 분립에서는 pH가 7 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선충이 살지 못한다. 선충은 산성 토양과 수분이 적은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데 지렁이 분립에서는 수분 보유력이 좋고 pH가 중성이기 때문에 선충이 살지 못하는 것이다.
5. 육묘 배지로서의 특성
육묘 배지로서의 특성은 현재 시험 중인데 지렁이 분립만으로도 가능하지만 다른 배지와 혼합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지렁이 분은 이화학성이 완숙 퇴비와 유사하여 이를 상토 제조에 유기물 자재로 혼합 이용할 경우 퇴비에 못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렁이 분립이 이와 같이 상토 유기물 자재로서 우수한 점은 비표면이 크고 CEC가 높고 각종 무기 성분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유기물 함량이 높아 토양과 혼합할 경우 통기성, 보수성, 투수성 등이 좋아 육묘 배지로서 좋은 물리성을 가지고 있다. 상토를 제조할 때 지렁이 분의 적정 혼합 비율로 사양토는 37%, 식토는 43%를 사용할 경우 기존의 양호한 상토와 비슷한 성적을 낸다. 또 완숙 퇴비 대신 지렁이 분립 40% 혼합으로 양질의 상토 제조가 가능하다.
6. 시스템적인 이용 가능성
이 방법은 일부 시험된 바가 있다. 즉간이 양액 재배 방식인데 지렁이 분립을 작물 재배 배지로 하여 자루 재배하는 것이다. 배지 크기는 폭 30㎝, 높이 10㎝, 길이 60∼90㎝의 폴리에칠렌 자루에 지렁이 분립을 담고, 20∼30㎝ 간격으로 작물(과채류)을 정식한다. 육묘는 지렁이 분립을 성형화한 것을 이용하고, 일정한 규격에 달하면 지렁이 분립을 담은 자루에 칼로 째고 늘어 놓기만 하면 된다. 작물이 활착하면 점적 관수 방식을 이용하여 지제부마다 마이크로튜브로 배양액을 관주한다. �에는 지렁이 분립 자체의 영양이 많이 있기 때문에 묽은 배양액으로도 충분하다. 약 20일이 지나면 점점 배약액 농도를 높요 표준 농도로 급액해 준다. 지렁이 분의 보습력이 높기 때문에 배양액 급액 회수는 다른 배지보다 줄여도 된다. 기타 관리는 자루 재배의 일반적인 방식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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