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최의상 詩人 詩室

걸레 인생

운산 최의상 2013. 5. 22. 09:39

 

 

 

 

 

           걸레 인생

                                         최의상

 

 

백옥 같던 걸레로

장지문 살대에 찌든

해묵은 때를 훔친다.

 

장지문 살대는

하얗게 속살을 들어내고

백옥이던 걸레는

깊이를 모르게 때가 묻었다.

 

장지문 살대의

속살이 더욱 하얗게 보일수록

백옥 같던 걸레는

빨아도

빨아도

배어든 흔적이여.

 

흘러간 세월 어느 날

물이 마르고 냇바닥이 드러나는 날

걸레를 빨랫줄에 널겠다.

푸른 하늘아래 깃발처럼 나부끼어라.

 

                                          2013년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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