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관

윤동주 프로젝트 1.2-유광수 저

운산 최의상 2012. 12. 31. 16:20

 

 

[이 한 권의 책] 윤동주 프로젝트1·2 (유광수 著 | Human&Books 刊)

尹東柱의 사라진 詩句를 찾아라!

  2권을 합쳐 878쪽이나 되는 스케일이 큰 대형소설이다. 제1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인 《진시황 프로젝트》에 이은 작가의 두 번째 대형 프로젝트. 문체의 속도감이 두께의 무게를 던다.    소설은 윤동주(尹東柱·1917~1945) 원본 시에서 출발해 한일 양국의 현안인 독도 문제에까지 오지랖을 넓힌다. 문학평론가 하응백(河應柏)의 표현을 빌리자면 문학적·역사적 콘텐츠를 가공·각색한 ‘대서사 어드벤처 로드 로망’.    이야기는 강태혁·방현진 두 형사의 복잡하고 다난한 개인적 내력이, 일왕 계승 논란과 연관된 한일 양국 우익(右翼)세력의 음모와 맞닥뜨리면서 시작한다. 그런데 그 역사적 진실의 한가운데 윤동주가 있고 그의 시 속에 일본 행적의 비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두 형사는 시인의 행적을 담은 기록들을 찾아 고군분투한다는 것이 소설의 얼개.    일본 릿쿄대학 용지에 쓰인 윤동주의 시는 모두 마지막에 날짜가 들어가 있다. 일종의 시인 고유의 트레이드마크인 셈인데, 유독 한 작품 <봄>만이 표식이 없다. 저자인 유광수(劉光洙) 연세대 학부대학 조교수는 “이 시의 마지막 연이 소실된 것이 아닌가 하는 가정에 착안해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사라진 시구는 무엇이며, 거기 담긴 진실이 무엇인지를 추적해 나가는 것 또한 이 소설의 묘미 중 하나다.    유 교수가 윤동주에 빠져든 것은 뜻밖에도 ‘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인이 연희전문 재학시절, 기숙사로 쓰던 핀슨홀(Pinion Hall)이 2층인지, 3층인지 친구들과 내기를 했다. 윤동주가 공부하고 잠을 잤던 핀슨홀은 밖에서 보면 2층처럼 보이지만 들어가서 계단을 올라가면 신기하게도 3층까지 가게 된다.    유 교수는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그 다락방에서 윤동주는 별을 보고 사색하고 고민하고, 그리고 시를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설은 밖에서는 2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3층인 핀슨홀처럼 살았던 윤동주에 대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