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천국이야기

영원의 빛 외 1편 / 운산 최의상

운산 최의상 2012. 11. 6. 19:14

 

 

 시  두편

 

 

           영원의 빛

                                       운산/ 최의상

 

 

 

늦가을 비 오고 나면

찬 서리 삭풍 부는 울림

푸른 하늘에

임종의 거룩함이 있다.

 

 

뜰에 놓인 냉랭한 국화는

오늘따라 내 안에 있어

사랑은 복종이 아니었다고

새로운 미래에 산다.

 

 

너의 의지는

찢어져 너풀거리는

외로움과 슬픔이어도

가을은 간다.

 

 

단풍의 고운 빛이

낙엽의 소리에 머문 시간

가을빛으로 사라지며

영원의 빛이 있으리.

 

 

                     2012년 10월 30일

 

 

 

 

 

           가을의 빛

                               운산/ 최의상

 

 

나뭇잎을 단풍이란 이름으로 하여

떨어지게 하고

과실수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는

가을볕을 사랑한다.

 

가을에는 푸른 하늘을 많이 볼 수 있고

가을에는 안방 깊숙이 찾아오는

밝은 햇빛을 볼 수 있어

가을볕이 사랑스럽다.

 

정열의 빛에 끌려 마당으로 나와

서산으로 지는 빛을 보며

마음에 젖어드는 생명의 애착으로

오늘의 내 삶을 기뻐한다.

 

나목(裸木)에서 꽃과 잎이 돋아날 때

찬란한 갈채를 받으며 떨어질 것을

생각하지는 못하였으나

서운할 일은 아니다.

 

이제 당하고 보니

서럽다, 죽고 싶다, 아파하던 시간이

영욕의 순간만은 아니었다.

이 시간 신에게 감사할 때다.

 

                                               2012년 10월 18일

 

 

           <  2013년 겨울호 시와 수상문학에 발표한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