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두편
영원의 빛
운산/ 최의상
늦가을 비 오고 나면
찬 서리 삭풍 부는 울림
푸른 하늘에
임종의 거룩함이 있다.
뜰에 놓인 냉랭한 국화는
오늘따라 내 안에 있어
사랑은 복종이 아니었다고
새로운 미래에 산다.
너의 의지는
찢어져 너풀거리는
외로움과 슬픔이어도
가을은 간다.
단풍의 고운 빛이
낙엽의 소리에 머문 시간
가을빛으로 사라지며
영원의 빛이 있으리.
2012년 10월 30일
가을의 빛
운산/ 최의상
나뭇잎을 단풍이란 이름으로 하여
떨어지게 하고
과실수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는
가을볕을 사랑한다.
가을에는 푸른 하늘을 많이 볼 수 있고
가을에는 안방 깊숙이 찾아오는
밝은 햇빛을 볼 수 있어
가을볕이 사랑스럽다.
정열의 빛에 끌려 마당으로 나와
서산으로 지는 빛을 보며
마음에 젖어드는 생명의 애착으로
오늘의 내 삶을 기뻐한다.
나목(裸木)에서 꽃과 잎이 돋아날 때
찬란한 갈채를 받으며 떨어질 것을
생각하지는 못하였으나
서운할 일은 아니다.
이제 당하고 보니
서럽다, 죽고 싶다, 아파하던 시간이
영욕의 순간만은 아니었다.
이 시간 신에게 감사할 때다.
2012년 10월 18일
< 2013년 겨울호 시와 수상문학에 발표한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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