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밥숟갈 / 서정주
아버지가 들고 계시던 저녁 밥상 머리에서
나를 보시자 떨구시던 그 밥숟갈.
정그렁 소리내며 떨어지던 밥숟갈.
광주학생사건 2차년도 주모( 主謀)로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감옥에 끌려간 내가
해어름에 돌아와 엎드려 절을 하자
저절로 떨어져 내리던 아버지의 밥숟갈.
……그래서 나는 또
아버지가 끼니밥도 제대로 못먹게 하는
대불효(大不孝) 의 자격을 또 하나 더 얻었다.
* 어느 근현대사의 대가 노 사학자가 말하는 친일을 한번 보시죠.
" 그의 친일은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배경과 연결해서 살펴야 한다.
어쩌면 친일 문제는 먼저 태어난 자의 슬픔이고, 나중 태어난 자의 행운이다"
그만큼 친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적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정주는 일제 강점기 초기에는 항일운동을 하였고, 중앙고보를 다닐 때 광주 학생운동 주모자로 지목되어 도망다니는 신분이 되었다고 합니다. 후기에는 일제의 협박에 못이겨 친일시 4편을 썼다고 합니다만, 그의 발표시 1000편 중에 4편은 한 시인의 시세계를 조명할 때 극히 일부분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서정주의 친일을 과장하고, 극대화하는 작업을 통해 그를 모르고, 그의 시세계를 모르는 후대 사람들은 그가 친일의 괴수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그는 분명 친일시 4편을 쓴 것은 사실입니다.
정권 바뀔 때마다 그의 친일이 다르게 해석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당시 그가 목숨을 버리고 지사적 삶을 살았다면 후대에 항일운동가로 추앙은 받았겠지만 그의 주옥같은 1000여편의 시는 그것으로 사장되었겠죠.
한국 서정시의 맥은 끊겨 버리고 말았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문단사에 있어서 그것은 비극입니다.
미당 서정주는 한국의 현대시를 대변하는 언어 연금술사이며,
토속적 불교적 내용을 주제로한 서정시를 쓴 생명파 시인으로 현대문학사에 있어서 그를 제외하고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의 항일을 보여주는 시 한 편 올려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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