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삼월삼짇날
최의상
오늘은 음력3월3일이다. 세시풍속으로 삼월삼짇날이라 하여 명절중 하나로 즐거운 날이다.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 오고 새싹 나고 꽃이 피는 삼월에 마을 사람들이나 부녀자들이 모임을 만들어 산과 물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하루를 기분 좋게 즐기는 날이다. 참으로 멋있고 낭만적인 풍속이며 여유로운 생활의 흐름이다.
여기에 음식으로는 미리 담그어 놓은 두견화주에 두견화전 그리고 꽃국수가 빠질 수 없으며 쑥국이나 쑥국수제비는 일품이다.
한편 자리를 펴기전부터 사방을 살펴 본다. 꽃이 있는 곳에는 나비가 찾아 든다. 삼짇날 나비점을 보는 것이다. 오늘 제일 먼저 본 나비의 색깔에 따라 길흉이 갈리게 된다. 호랑나비나 노랑나비를 보면 길조라 하여 좋아하고, 흰나비를 보면 양친 상을 당한다하여 보았다는 소리를 하지 않고 안으로 근심에 싸이기도 했다.
다음의 음식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정성과 여유와 낭만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두견화주(杜鵑花酒)
정월에 담았던 술밑을 내어 멥쌀과 찹쌀로 고두밥을 지어 버무려 둔다. 술밑이 적어 버무리기 어려우면 끓인 물을 식혀 술밑에 타서 쓴다. 술독에 메밥 한 켜, 찰밥 한 켜, 진달래꽃 한 켜를 켜켜로 놓고, 맨 위는 메밥 버무린 것으로 덮는다. 진달래는 꽃술을 따고 술 한 말에 한 제 정도 넣어야 술빛이 좋다. 1, 2주 지난 뒤 오지병에 가라앉혀 맑게 하여 마시면 그 냄새가 향기롭고 매우 사랑스럽다.
두견화전(杜鵑花煎)
전통적으로 만드는 법은 찹쌀가루에 꽃을 섞어 넣고, 소금물로 익반죽하여 색을 곱게 하여 둥글게 부친다. 궁에서는 비원의 옥류천에 나가 궁녀들이 그 자리에서 꽃을 따서 꽃떡을 지졌다 한다. 일반적으로 화전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밤톨만큼 떼어 둥글 납작하게 만들어 술을 뗀 꽃을 올려 조그마하게 지져 낸다. 통영에서는 '참꽃 지짐이'라 하여 찹쌀 반죽을 크게 둥글 넓적하게 하여 꽃을 넉넉히 얹어 소담하게 부쳐 낸다. 들과 산에 아름답게 핀 꽃을 식탁에 올려 놓는다는 것은 우리 조상들의 멋스러움과 여유에서 오는 너그러운 생활의 일면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노란 장미, 가을에는 국화, 봄에는 가장 맛이 감미로운 진달래꽃으로 전을 만든다. 진천에선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기도하러 가서 제상에 꽃전을 올렸다는 기록도 있다.
두견화채와 청면
두견화채는 진달래꽃의 술을 떼고 살짝 씻어 건져 녹말을 입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내어 오미자국에 띄운다. 청면은 놋쟁반을 끓는 물에 앉혀 녹말물을 부어 얇은 녹말편이 되면 채 썰어 오미자국에 띄운다. 오미자국은 진하게 우려 생수를 부어 분홍빛, 신맛을 알맞게 맞추고 꿀로 단맛을 내어 차게 하여 건지를 계절에 따라 달리 띄운다. 삼월의 시식으로 두릅 산적, 승검초 산적, 생고사릿국, 복국, 뱅어탕, 숭어찜, 쑥국, 쑥경단, 쑥굴레 등이 있다.
이외에도 장담그기등이 있어 아낙네들은 바쁘면서도 즐거운 날이고 남자들은 마음이 들떠 아낙네들을 도와 주며 하루가 즐거운 가운데 해가 뉘였뉘였 넘어가는 것을 애석해 한다. 이런 전통의 아름다움과 여가의 선용을 이 시대는 빼앗겼거나 잊고 있다. 오늘이 삼월삼짇날이라는 미풍양속의 전통을 기억하며 정신체험으로라도 살기 바란다. (20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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