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쓰려면 강사/윤재순
1. 좋은시란 무엇인가?
좋은시란 생명력 있는 시를 말한다. 생명력이 있는 시란 시가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요 시가 살아 있다는 것은 누구나 그 시를 읽고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어떤 필 즉 느낌을 받는 것을 말하며 그 필이란 공감대를 말하는 것이다. 좋은시에 대한 일관된 정의는 없다. 다만 좋은시에 대한 조건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2. 좋은시의 조건
좋은시라 함은, 그 시대에 대한 냉철한 사고를 요한다. 즉 작가는 그 시대에 대하여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그 시대상을 과감 없이 반영하는 작품을 써야 하고, 그 작품에 시대상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생명의 발로이고,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좋은시가 되기 위하여는 시대상을 반영하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그 시대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생명의 잉태가 되는 것이다. 즉 좋은시가 되기 위한 생명의 잉태가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좋은시란 냉철한 자아비판과 사회상을 담아야 하고 그 사회현상에서 나아가야할 시대적 소명을 담은 시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3. 좋은 시를 쓰려면
우선 자신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반성을 필요로 한다. 이는 달리 표현하면 자신과 현상을 냉철하게 꿰뚫어 보는 지혜가 필요하고,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술이나 마시면서 비판을 위한 비판이어서는 아니된다.
이는 자신이 추구하는 삶과 문학을 매치시키는 지혜와 슬기가 필요하며 많은 사고를 필요로 하고 또한 다독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맹목적인 독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생각하며 독서를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좋은 시란 평이하면서도 시가 추구하는 의도를 쉽게 파악 할 수 있도록 자연스러워야 한다. 이는 많은 습작을 필요로 하며, 그보다 많은 퇴고를 필요로 한다. 최소한 30-40회 이상의 퇴고를 요한다. 그러면서 정말 괜찮다 싶다 하면 다시 묵혀 두었다가 1-2개월 후에 다시한번 읽어보고 그때 그림이 떠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파악이 시 한편을 읽고 시인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노래한 것인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김철진 시인의 시 창작을 위한 10가지 방법
★ 詩作을 위한 열가지 방법
1. 동물의 이름을 머리와 가슴속에 넣고 다녀라. (조류, 곤충류, 어패류, 동물들의 이름을 가령 종달새, 굴뚝새, 파리, 물거미, 달이, 소라고동, 바다사자, 고양이 등)
2. 바람과 쉼 없이 마주하라. (동서남북 바람, 강바람, 산바람, 의인화한 바람까지도)
3. 기후와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라. (안개, 폭풍, 빗소리, 구름, 4계절의 풍경 등)
4. 사람들의 이름을 항상 불러 보라. (옛 사람이든 오늘 살고 있는 사람이든, 모두)
5. 무엇이든지 뒤집어서 생각하라. (발상의 전환을 위해 가령 열정과 불의 상징인 태양을 달과 바꾸어서 생각한다든지 또 그것을 냉랭함과 얼음의 상징으로 뒤집어 보는 것이 그 방법, 그리고 정지된 나무가 걸어다닌다고 표현한다든지, 남자를 여자로 여자를 남자로, 상식을 배상식으로, 구상을 추상으로 추상을 구상으로, 유기물을 무기물로 무기물을 우기물로 뒤집어서 생각하라. 이것이 은유와 상징 넌센스와 알레고리의 미학이며 파라독스에 접근하는 길이다)
6. 타인의 경험도 내 경험으로 이끌어 들여라. (어머니와 친구들의 경험, 혹은 성인이나 신화속의 인물들의 경험이나, 악마들이나 신들의 경험까지도)
7. 문제의식을 늘 가져라. (어떤 사물을 대할 때나, 어떤 생각을 할 때 그리고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적 현상을 접할 때 이것이 시정신이며 작가 정신이다.)
8.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안 보이는 것까지 손으로 만지면서 살아라. (이 우주 만물 그리고 지상위의 모든 사물과 생명체들은 다 눈과 귀, 입과 코가 달려 있으며 뚫려있다고 생각하라. 나뭇잎도 이목구비가 있고 여러분이 앉아 있는 의자도 이목구비가 있고, 여러분이 매일 무심코 사용하는 연필과 손수건에도 눈과 귀 입과 코가 달려있는 사실을 생각하라. 우주안에선 모든 것이 생명체이다)
9. 문체와 문장에 겁을 먹지 말아라. (하얀 백지 위에선 혹은 여러분 컴퓨터 모니터에 들어가선 몇 십번을 되풀이 해 자유자재로 문장 훈련을 쌓아가라.)
10. 고독을 줄기차게 벗 삼아라. (고독은 시와 소설의 창작에 있어서 최고의 창작환경이다. 물론 자신의 창작을 늘 가까이 읽어주며 충고해 주는 사람도 필요하다.
詩에서 이미지의 중복은 치명적 흠이다
강연 - 신재한
오늘은 시를 쓰는데 있어서 이미지, 언어의 중복이 주는 단점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제가 술 한 잔 먹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중이었는데 택시기사 분이 교통통신원이었습니다. 교통방송을 틀어놓고 무전기로 교통방송과 교신을 하는데 특이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청계천 상행은 10키로 이하로 서행하고 있고 종로 상행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으며, 퇴계로 상행은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10키로 이하로 서행”이나 “가다 서다를 반복”이나 “거북이 운행”은 차량진행이 지체되고 있다는 같은 뜻입니다.
유심히 듣고 있다가 기가 막혀서 그 택시기사 분께 물었지요. “아저씨, 제가 듣기에는 같은 말인데 왜 다른 것처럼 이야기를 하지요?” 그러자 기사 아저씨는 “<청계천, 종로, 퇴계로 다 지체됩니다> 그러면 운전자들이 얼마나 짜증나겠어요? 같은 상황이라도 다르게 표현하여야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저는 느끼는 것이 있었지요.
바로 우리가 하는 문학, 특히 시에서도 이런 점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는 짧은 내용으로 많은 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지나 언어의 중복은 독자들에게 짜증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더 나아가 독자가 상상을 하는데 있어서 상상의 폭을 좁히는 요소가 되는 것이지요.
초보자들의 습작을 보면 이미지의 중복이나 시어의 중복이 많습니다. 이런 경향은 사물을 보이는 그대로 형상화를 하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 이미지 압축기술이 약하다는 말이 됩니다. 시어의 부족 현상도 있고…….
예를 들어보면
먼저 이미지의 중복 부분인 경우로는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처럼”이라고 했을 때 소복의 이미지는 하얀색이므로 여기서 “하얀”과 “소복”의 이미지는 같습니다.
시는 이미지를 그려내는 작업인데 짧은 글에서 이미지가 중복되므로 치명적이라 할 수 있겠지요.
소복에 형용사를 붙여야 한다고 했을 때 차라리 “비에 젖은 소복” 등으로 하면 다른 이미지를 가져올 수 있겠지요.
다음으로는 시어의 중복인데
“무수히 꽂혀 산란되는 햇살들 사이로 천사의 환영처럼 스쳐간 당신모습 그림자 얼굴에 미동도 않던 촉촉한 입술 긴 머리가 가지런한 햇살에 찰랑거리고 햇살들이 내겐 깃털처럼 보였다”
위 문장에서는 “햇살”이라는 시어가 한 문장에 3번 중복되었습니다. 이미 햇살이라는 시어를 통해 햇살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었는데 자꾸만 햇살이 나오니까 이미지가 고정되어 버렸지요.
여기에서 중복되는 시어를 바꾸어 본다면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지요.
“무수히 꽂혀 산란되는 햇살들 사이로 천사의 환영처럼 스쳐간 당신모습 그림자 얼굴로 미동도 않던 촉촉한 입술 긴 머리가 가지런한 물결처럼 찰랑거리고 고요한 파장이 내겐 깃털처럼 보였다”
물론, 시어나 이미지가 강조나 운율을 살리기 위해 중복되는 경우(“하얗게 하얗게”, “살어리 살어리랏다”)는 있지만 그러한 특수 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짧은 시에서 시어나 이미지의 중복은 치명적 흠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상징과 알레고리
1. 상징 ① 상징의 본질 -상징이란 어원은 (한데 던지다. 비교하다, 표시)라는 의미다. - 한 심상과 한 관념을 상상에 의하여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 - 상징은 불가시적이고 형이상적인 실재를 드러내는 가시적형 또는 대상을 뜻하는 것으로 파악되어야 할 것 - 은유는 1:1의 유추적 관계에 의존하지만 상징은 아니다. - 상징은 확장된 은유이다. - 캇시러 : 신호는 조작자, 상징은 지시자 : 인간을 상징적 동물로 정의 - 신호는 동물적 존재 세계 일부, 상징은 인간의 의미세계 일부 - william York Tindall - 신호와 상징의 차이점 ㄱ. 신호는 명확한 것. 상징은 불명확한 것 ㄴ. 상징은 어떤 것을 남김없이 나타낼 수 없고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사상과 감정을 암시 ㄷ. 신호는 본의에 관심을 상징은 유의 자체에 관심을 갖는다. ㄹ. 신호는 작자와 독자 사이의 의사소통을 중시, 상징은 그것 자체와 독자 사이의 의사소통에 있다.
- 시인의 임무 ㄱ. 의미를 관념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구체적인 심상으로 형상화 시켜 전달 ㄴ. 시가 상징을 그 표현의 가장 직접적인 질료로 삼게 된 이유는 관념 이전의 근본적인 의미를 전달해 주는 것 ㄷ. 시인은 감동과 생기, 염감으로써 힘을 북돋아 주는 동시에 기쁨을 주는 것
② 상징과 시 - 이미지가 지니는 언어적 한계를 무한히 넓혀, 언어 이상의 본질적, 실체적 세계로 이끌어 가는 작용이 시에 있어서의 상징화 작용이다. - 비둘기가 (평화)를 상징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연상작용) 때문이다. - 개인적 상징 -윤동주(십자가), 이육사(절정) - 관습적 상징(비유) - 이장희(봄은 고양이로다.) - 유치환(깃발) - 확장된 은유 상징
2. 알레고리 ① 알레고리의 본질 - 하나를 말하여 다른 것을 의미할 때 알레고리가 나타난다고 한다. - 비유는 유의와 본의가 유사 관계를 가지며 이들이 문면에 확연히 드러나는 경우에 볼 수 있다. - 자의적 이질관계(유의가 생략된 본의를 지시하는 관계) : 기호 - 연상적 이질 관계(유의가 생략된 본의를 암시하는 관계): 알레고리. 상징 - 유의가 본의를 번역해 내면 : 알레고리 - 유의와 본의가 통합되어 의미를 현현시키면 : 상징 - 알레고리는 비유와 기호처럼 유의와 본의가 구별된다. 상징은 그것이 통합되어 분리되지 않는다. - 알레고리의 본의는 기성의 도덕과 윤리의 추상적 개념을 갖는다. - 상징 우월론은 낭만주의 이후 대두되었고 상대적으로 알레고리는 위축 - 프라이- 모든 비평은 알레고리이다. - 알레고리의 범주에서 작품을 해석할 때 나타나는 특질 ㄱ. 수사적 측면에서 주로 의인화와 문답법의 기법을 나타낸다. ㄴ. 인식론 측면에서 이원론과 상반성을 갖는다. ㄷ. 의미론적 측면에서 현세성과 교훈성을 갖는다.
3. 상징적 표현의 방법 (개인적, 관습적, 제도적, 원형적 상징)
① 작품전체가 하나의 상징을 이루는 경우 - 윤동주(슬픈 족속) - 시의 본문 전체가 하나의 뭉뚱그려진 상징을 이루고 있다. - 한용운(알수 없어요) - 김춘수(이중섭) - 이상(최후), 마광수(신)
② 어떤 상징적 시어가 의도적으로 쓰여져 상징적 의미를 환기시키는 경우 - 조병화(의자) : 지금 어드께 쯤… 이 작품에 나오는 (의자)는 일상적 의미가 아니라 상징적 의미로 쓰였다. (아침)과 (묵은 의자)가 서로 대비되면서 시간이 흘러가면서 세대가 교체되고 모든 것이 역사적으로 변해간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암시 - 김수영(눈) - 김춘수(꽃) - 이러한 (의자, 눈, 꽃)같은 보편적인 소재를 상징적 시어로 승화 시킬 때 거기서 상징의 확산과 승화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③ 원형적 상징을 응용하는 경우 - 원형의 이론은 문학의 해석에 있어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기한다. ㄱ. 꿈과 신화의 의식은 근본적으로 보편적인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보편적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간접적으로 변장된 비공리적 방법 ㄴ. 상징은 실제로는 그 행위를 초월한 다른 관념의 세계를 보여주는 암시적이고 간접적인 방법 ㄷ. 결국 원형이란 가장 보편적인 상징이다. ㄹ. 이때 시인은 일시적이고 현상적인 세계를 초월하여 영원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 원형적 상징들의 예 바람 : 호흡, 영감, 생기, 정신, 시련 원 : 통일성, 전체성, 의식과 무의식의 결합, 영원한 회귀 강물 : 시간의 흐름, 생의 윤회
○ 성적(性的) 상징 - 구두를 신는 행위 뱀 꽃을 밟고 지나가다.(사디스틱한 마조키즘) 서정주(화사) 마광수 : 자궁 회귀 본능을 원형적 상징의 소재로 한시 → 불편한 가운데서 미의식을 충족 → 무거은 귀걸이, 목걸이, 긴손톱, 뾰족구두 김춘수(봄바다)
4. 알레고리적 표현의 방법 ① 알레고리적 주제를 상징적 기법으로 표현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삼아서 시 창작에 알레고리를 응용해야 한다. ② 알레고리는 결국 어떤 교훈적 메시지를 독자에게 은근하게 전달하려고 할 때 쓰이는 방법 ③ 정치풍자적 알레고리 시 -김수영(폭포)
**** 이 글은 한국삼행시 카페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
'문학 > 詩論'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문예사조 詩 월평(`14 .6월) (0) | 2014.12.24 |
---|---|
[스크랩] 언어와 현실로 나아간 60년대 시 (0) | 2014.12.24 |
[스크랩] 은유와 환유 (0) | 2014.10.21 |
[스크랩] 오세영 시인의 시쓰기 예비작업 (0) | 2014.10.21 |
[스크랩] 시를 쓸 때 주의할 몇 가지 (0) | 2014.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