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가와 문학

[스크랩] 친일 작가 명단 [친일문인 42명]

운산 최의상 2012. 11. 24. 18:45

문학에 새긴 친일의 흔적

민족문학작가회의 등 대표적 문학인들이 공개한 친일작가와 작품

 

“오늘 우리들은 제 아비를 고발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지난 8월14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현기영·조정래·정희성씨 등 한국의 대표적 원로작가들이 선배작가들의 과오를 사죄하기 위해 국민 앞에 나섰다. 문학인들의 최대규모 단체인 민족문학작가회의와 민족문제연구소, 실천문학, 나라와문화를생각하는국회의원모임, 민족정기를세우는국회의원모임 등은 광복절 57주년을 하루 앞두고 ‘친일문학에 대한 자성’이라는 주제로 문학인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정주·이광수 등 친일작가에 대한 평론가와 작가들의 비판과 논쟁은 산발적으로 있어왔지만 문학인들의 입장을 정리해 친일작가와 작품목록을 선정·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일전쟁 이후 세 작품 이상 발표 기준으로

 


사진/ 문학인 공개 기자회견에서 친일작가로 지목된 사람들. 서정주, 최남선, 채만식, 최정희


“역사는 지난 시대의 진실을 유보하거나 우회해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광복 57주년을 맞아 우리 문학인들은 제 아비를 고발하는 심정으로 일제 식민지 시대의 친일문학 작품목록을 공개하고 민족과 모국어 앞에 머리 숙여 사죄코자 한다.” ‘모국어를 위한 참회’라는 제목의 문학인 선언으로 시작한 이 행사는 명단 발표와 선정기준과 배경 설명으로 이어졌다. 이날 발표의 의미는 지금까지 정리되지 못했던 친일문학의 개념을 제시하고 친일작가 규정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중앙대 임헌영 교수가 설명한 선정기준 가운데 맨 앞에 나오는 것은 작가들의 작품발표 시기를 중일전쟁(1937) 이후로 국한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쓰지 말라’가 아니라 ‘이런 것을 쓰라’는 일제의 강요가 전면화된 상황에서 작가들이 겪어야 했던 현실적 압박을 염두에 둔 구분이다. 또한 이는 식민통치자들의 강압에 의한 부득이한 결과라는 상황윤리론과 작가의 자발적 타협에 대해 좀더 엄밀한 잣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작가들이 참여한 단체나 사용언어보다는 발표한 작품을 대상으로 최소한 세 작품 이상 발표한 작가에 국한했다는 기준 역시 친일의 적극성 여부를 구분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성향이 모호한 작품을 한편 발표했던 정지용이나 김정한은 이 목록에서 제외됐다. 임 교수는 “정지용의 경우 단 한편의 약간 의아한 내용의 시를 쓰고는 이내 침묵했는데, 이를 친일시로 몰아대는 논리는 친일문학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전혀 거론되거나 고려되지 않았던 납·월북 문학인도 선정 대상으로 삼아 친일문학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추가했다는 사실도 이날 발표가 가진 중요한 성과다. 북한에서도 친일논의에서 예외가 됐던 납·월북 소설가 박태원·송영, 시인 이찬·임학수 등이 이날 목록에 추가됐다.

기자회견 뒤 열린 학술 심포지엄 ‘강요된 부역인가, 내재된 신념인가-문화예술계의 친일논의와 성격’에서 문학 부분을 발표한 원광대 김재용 교수는 친일문학에 대한 성격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언어민족주의나 일제 말 사회단체 참여 여부, 창씨개명 등의 기준으로 규정하는 태도의 함정과 편협함을 비판하고 친일문학의 두 가지 내적 논리인 ‘내선일체 황국신민화론’과 ‘대동아공영권 전쟁동원론’에 더 천착해 친일문학을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작가와 해당작품 목록은 계간 <실천문학> 가을호에서 독자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앞으로 계속적인 자료발굴을 통해 새로운 작가 명단을 추가시켜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친일문인 42명 명단>


- 김동환, 김상용, 김안서, 김종학, 김해강, 노천명, 모윤숙, 서정주, 이찬, 임학수, 주요한,

 최남선.
소설·수필·희곡- 김동인, 김소운, 박영호, 박태원, 송영, 유진오, 유치진, 이광수, 이무영, 이서구,

 이석훈, 장혁주, 정비석, 정인택, 조용만, 채만식, 최정희, 함대훈, 함세덕.
평론- 곽종원, 김기진, 김문집, 김용제, 박영희, 백철, 이헌구, 정인섭, 조연현, 최재서, 홍효민.

 

한겨레,2002.8.21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족문제연구소, 계간 실천문학,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 등은 14일 친일문학인 4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김동인 이광수 서정주 등    

이중 이광수는 1939년 2월 「동양지광」에 발표한 시 '가끔씩 부른 노래'를 시작으로 '내선일체와 조선문학'(1940.4, 조선) '지원병 훈련소의 하루'(1940.11, 국민총력) '대동아 일주년을 맞는 나의 결의'(1942.12, 국민문학) '폐하의 성업에'(1943.2, 춘추) '모든 것을 바치리'(1945.1.18, 매일신보) 등 103편의 시, 소설, 논설등을 태평양전쟁 막바지까지 매체에 기고했다.

 

편수를 기준으로 보면 이광수에 이어 주요한(43) 최재서(26) 김용제(25) 김동환(23) 김종한(22) 이석훈(19) 박영희(18) 김기진(17) 노천명(14) 백철(14) 최정희(14) 정인택(13) 채만식(13) 모윤숙(12) 유치진(12) 서정주(11) 정인섭(11) 함대훈(11) 박영호(10) 등이 적극적이었다. 이번 친일문학 명단에는 월북했거나 사회주의 계열의 문학활동을 펼쳤던 박영희, 박태원, 이찬 등도 포함돼 있다.

 

선정작업에 참여한 문학평론가 임헌영씨는 "친일 여부의 판단기준은 식민주의와파시즘의 옹호 여부로 삼았으며, 일본어로 작품활동을 했거나 친일단체 참여, 창씨개명 등은 참고만 했다"고 밝혔다.이같은 기준에 따라 일본어로 작품을 썼으나 항일의식을 드러낸 김사량, 일제의 폭악성을 고려해 한 두 편의 글을 남긴 정지용과 김정한은 친일작가 목록에서 뺐다. 이날 발표된 친일문인 명단과 작품목록은 이달 중순 발간될 계간 「실천문학」가을호에 게재되며 친일문인의 명단과 전력, 선정근거 등은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 (www.historyfund.com) 를 통해서도 일반에 공개된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강요된 부역인가 내재된 신념인가'를 주제로 한 학술심포지엄이 열려 친일문학의 자발성과 일제하 문화예술계의 친일논리의 성격을 규명하는 토론을 벌였다.

 

 -<한겨레신문 2002.08.14(수) 15:20>-

 

출처 : 들꽃따라 문학향기
글쓴이 : 모티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