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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숙한 시간-라이나 마리아 릴케-(영문)

운산 최의상 2017. 1. 23. 11:28



엄숙한 시간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좋은글 올리기

100 | 조회 47 |추천 0 | 2015.12.11. 14:46


 

엄숙한 시간 - 라이너 마리아 릴케

INWARD OUTWAR 이전묵상글 2015.11.08 18:58




엄숙한 시간 - 라이너 마리아 릴케 12.07.17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세상에서 이유 없이 울고 있는 사람은

나 때문에 울고 있다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웃고 있다

밤에 이유 없이 웃고 있는 사람은

나를 비웃고 있다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걷고 있다

정처도 없이 걷고 있는 사람은

내게로 오고 있다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죽어가고 있다

세상에서 이유 없이 죽어가는 사람은

나를 쳐다보고 있다.

 

 

Solemn Hour - Rainer Maria Rilke

 

Whoever now weeps somewhere in the world,

weeps without reason in the world,

weeps over me.

 

Whoever now laughs somewhere in the night,

laughs without reason in the night,

laughs at me.

 

Whoever now wanders somewhere in the world,

wanders without reason out in the world,

wanders toward me.

 

Whoever now dies somewhere in the world,

dies without reason in the world,

looks at me.

 

 

 

자본주의의 가장 큰 잘못은, 자기가 번 만큼 모든 것을 정당하게 쓸 수 있다고, 모든 것을 개인화시키고, 정당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정말 우리 자신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노고는 얼마나 될까요? 우리의 돈 주고 산 밥 한톨에도 농부의 땀과 눈물, 운송노동자의 수고와 각박한 현실, 지금 어디선가 배고파 울고 있는 누군가의 눈물과 고통이 다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해와 비를 주시고, 이 땅과 우리를 살피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눈물 또한 있습니다. 누가 그것을 가격을 매기고, 온전히 자기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최근 방영된 추적자란 드라마를 이따금 봅니다, 거기서 이런 대사가 제 귀에 들어왔습니다.

“사형제도 반대하는 사람들은 사형도 살인이라고 한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들이 사형을 집행하는 거니까 우리가 살인을 하는 거라고. 그치만 우리 눈에 안 보이니까, 우리가 직접 사행을 집행하는 건 아니니까 마음 편하게 난 사형을 찬성한다 반대한다 말할 수 있는 거고. 나도 그랬나보다.”

 

오늘 우리 사회는 한사람의 지도자의 힘보다도, 우리 한사람 한사람의 욕망들의 총합에 의해서 움직여갑니다. 지금 우리가 비판하는 우리의 지도자들도 따지고 보면, 좀더 잘살고 싶다는 중산층이나 국민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비난하면서, 교묘하게 우리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지금 누군가 울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 재능교육, 강정, 용산, 직장을 잃고, 땅을 잃고, 상처받아서, 일용할 양식을 구하지 못해서... 세상의 수많은 거리와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누군가 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눈물은 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 눈물은 내가 속한 공동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누구도 눈물흘리지 않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모두가 일용할 양식을 먹고 용서가 이루어지며, 폭력과 악이 더 이상 들어올 수 없는 공동체를 위한 기도를 가르쳐주셨습니다. 누구도 굶주리지 않고, 한 사람 한사람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세상, 욕망이 아닌 은혜에 기반한 경제, 사회, 정치를 이루도록, 더 나아가 하나님 나라의 비전으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지금 누군가 울고있습니다.

그 눈물은 그 사람의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자신,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공동체와 사회를

향해 흘리는 눈물입니다.

그 속에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집회서 7:34

우는 사람들을 내버려두지 말고 슬퍼하는 사람들과 함께 슬퍼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