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26. 서정주의 시 [잠의 讚美]를 반추하며
최의상
잠의 讚美
未堂 徐廷柱
세상 잡것들
지랄하는 게
하도나 꼴보기 싫어
티베트의 하느님은
히말라야山脈 위의 하늘의 居室에서
늘상 두 눈뚜껑을 덮고만 지내기에
인제는 그것도 너무나 무거워져
눈뜨고 무얼 꼭 봐야 할 마련이면
承旨놈들을 시켜
대막대기로 그걸 열게 해서
떠받들게 하고서야
겨우 보신다지만
어휴!
余에겐
대막대기도
承旨도
귀찮기만 해,
蘇大成이의 졸음만이
그중 달가웁고녀.
蘇大成: 中國의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매양 잠만 즐겨서 자는 사내.
(1989년10월호 문학사상 월간지에 게재된 시인 미당 서정주의 시)
서정주 시인은 25년 전 세상이 잡것들 지랄하는게 하도나 꼴보기 싫어 부처님도 무겁게 눈을 감았다고 한다. 1989년도에 세상 잡것들 얼마나 지랄하고 꼴불견이었나 한 번 보자
임수경이 밀입북하여 꼴불견으로 지랄하고, 전교조 길바닥에 누어 생쑈로 학교와 사회를 혼란에 빠지게 하고, 동의대 학생이 신나병 던져 경찰이 7명 타 죽고, KAL기 리비아 트리플리공항에 추락하여 72명이 죽었다. 눈만 뜨면 노사분규로 공장이 돌아가지 않아 수출이 급감하고, 가족법이 30년만에 개정되어 핵분열상태가 되었고. 장세동 구속되고 전두환 부부는 백담사행을하였다. 참으로 비참한 한 해였으니 시인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소대성마냥 잠이나 즐겨보잔다. 잠을 찬미해야 하는 시대의 지성들의 아픔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의 바탕을 염두에 두고 이 시를 음미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그러면서 오늘의 세상을 둘러 보자 25년 전이나 25년 후에 걸어와 2015년에 머물러 보아도 조용하게 행복을 누려본 시대는 없었다. 국가가 당신에게 행복을 나누어 줄 것이라 생각하지 말라. 행복은 스스로 찾아 누리는 것이다.(201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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