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선조들의 동백꽃에 대한 시 ㅇ 좋은 시문 감상
겨울철은 흰 눈과 푸른 소나무 외에는 꽃을 볼 수 없는 쓸쓸한 시절이다. 남쪽엔 통상적으로 12월부터 동백꽃이 피기 시작한다. 이 꽃이 겨울철에 피는 까닭에 동백꽃이란 이름이 생겼다.
중국 기록에 보면 '해홍화 출신라국(海紅花 出新羅國)' 즉 동백은 우리네 옛 생활 속에서 친숙한 꽃나무다. 씨앗에서는 맑은 노란색 기름을 짜내 식용, 조명용으로 사용했다.
널리 알려진 김유정 소설의 동백꽃 소재는 사군자의 하나로 칭송 받는 세한의 설중매화를 유교적 선비의 귀족적 꽃이라고 한다면, 동백은 한천의 인고와 삶의 뜨거운 열정을 지닌 서민의 꽃이라 하겠다.
그 아름다움과 청초함에 더해지는 열정은 외려 매화보다 낫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멋들어진 동백의 군락을 본 것이 거제도 장승포 앞에 있는 지심도..일명 동백섬이라 부르는 곳이다. 동백섬이라는 이름 그대로 섬 자체가 동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솜씨있는 정원사가 멋지게 다듬어 놓은 듯이 세찬 해풍에 의해 가지런하게 다듬어져 있는 동백 군락.... 가히 그 아름다움은 숨이 막힐 정도였었다.
매서운 추위속에 동백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활활 타는 불덩이 속에 육신을 던져 놓고픈 유혹에 동백을 시제로 졸작 시 한수를 읊어 본다. - 東 柏 [동 백] 동백꽃 -
綠葉放紅火 [녹엽방홍화] 푸른 잎 속에 빨간불 질러 놓고 동백꽃은 추운 겨울에 핀다는 것 외에도 두가지 특성이 있다. 동박새는 이름 그대로 동백꽃의 또 다른 특성은 꽃이 지는 모습에 있다. 시들어 낱장으로 흩어지기 전에 붉은 빛 그대로 아름다움을
동양의 꽃인 동백이 서양에 소개된 예로 오늘은 '곱게 핀 동백꽃 아직 남아 붉었거니...' 라는 담양기생 능운의 봄을 보낸다는 시로 마무리하자. 餞春[전춘] / 凌雲[능운] 芳郊前夜餞春同 [방교전야전춘동] 방초 푸른 언덕에서 봄 보내고 돌아와서 不耐深悲强把盃 [불내심비강파배] 깊은 시름 못내 이겨 술을 자꾸 마셨댔소 猶有柏花紅一樹 [유유백화홍일수] 곱게 핀 동백꽃 아직 남아 붉었거니
대략 조선말기(헌종~고종) 담양 출신의 기생으로 자를 향학이라 했고,
가무와 풍류에 뛰어났다고 한다.
능운에 관한 기록이 자세하지는 않으나 1881년(고종 18)에 간행된 금옥총부에
저자인 안민영이 능운과 연분을 쌓은 듯한 내용의 시조가 실려 있다.
금옥총부는 조선 말기의 명창인 안민영이
국한문혼용체인 자작시조(自作時調) 180수를 책으로 엮은 것이며,
각수(各首)마다 창작한 동기와 날짜 ·장소 등을 밝혔다.
여기에서 안민영은 전국 곳곳의 유명 기생들과의 연분을 토대로 시조를 많이 지었는데,
그 중 담양기생 능운과 별리의 아쉬운 정을 그린 시조 1수가 전한다.
'벽상(壁上)에 봉(鳳) 그리고 머뭇 거려 도라셜 졔 압길을 혜아리니 말 머리에 구름이라. 잇때에 가업슨 나의 회포(懷抱)는 알니 업셔 하노라.'
안민영은 조선 시대 말기의 명창으로, 호는 주옹이다.
1876년에 스승인 박효관과 함께 조선 역대 시가집인 가곡원류를 편찬 간행하여
시조 문학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안민영은 담양기(潭陽妓) 능운의 죽음을 듣고
담양의 능운이 죽었으니 湖南風流 從此絶矣 [호남풍류 종차절의]... 즉 호남의 풍류는 이로 인해 끊어졌다..며 매우 애석해 했다고 한다.
'차차능운(嗟嗟凌雲)이 기리 가니 추성월색(秋聲月色)이 임자(任者) 업내.
앗츰 구름 저녁 비에 생각(生覺) 겨워 어이헐고. 문(問)나니 청가묘무(淸歌妙無)를 뉘계 전(傳)코 갓느니.' '슬프다 능운이 영영 가니 가을소리 밝은 달빛이 임자 없이 되었구나
아침 구름 저녁 비에 네 생각 그리워 어이 할꼬 묻나니 너의 그 맑은 노래와 미묘한 춤을 누구에게 전하고 갔느냐?' 기생에도 등급이 있었다는데 풍류를 알고 시재가무(詩才 歌舞)에 뛰어난 기생은 일패(一牌)기생이요, 객주에서 노래하고 술 따르는 기생은 이패(二牌)기생이며, 몸을 파는 매춘녀는 삼패(三牌)기생이라 불렀다. 일패 기생은 의리와 절개도 지키고 빈한사(貧寒士)를 없수이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囊中之錐 其末入見 [낭중지추 기말입견] 송곳은 주머니에 있어도 그 끝이 삐져 나오게 마련이고 桃李不言 下自成路 [도리불언 하지성로] 복사꽃, 오얏꽃은 사람들을 부르지 않아도 절로 길이 나게 마련이다.' 라고 했다. 이러니 글깨나 읽었다는 멋쟁이 풍류객(風流客)들의 등쌀에 어찌 수절이 가능키나 했겠는가? 능운이 남긴 시들을 보면 먹물끈이 짧은 나부터도 명함을 들이 밀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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