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교장님께

 

 

 

 

                             강교장님께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하지만 그래도 거래가 있어야 살았다는 증거가 되오

    어떻게 소일하는지 궁금하오.

    봄이 되었으니 안성 농장에 자주 가게 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풀벌레소리 들으며

    생명의 순간을 포착하여 명화를 만들기도 하여야지요.

 

    늙어갈 수록 움직여야 하오

    요즈음 허리도 아파서 조금 고생을 한다오.

    아픔을 체험해야 살고자 하는 의욕도 솟아날 것입니다.

    아픔과 고난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이 자주 인구에 회자되네요.

    이래서는 안되지요. 아무리 이유가 있다하여도

    자살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오

 

    오죽하면 죽겠는가 하지만

    죽기를 각오하고 살면 안되나요.

 

    자살한 사람에게 잘했다는 사람 있나요.

    하기야 지성과 명예와 존경과 야망이 있으며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도 자살하였으니

    한국은 자살하기 좋은 나라인 모양이오

    참 슬픈 나라가 아니라 잘못 인식된 나라입니다.

    자살로 책임을 다 했다는 무책임이지요.

 

    돈이 없어 시집 한 권 출판하지 못한 시인이오.

    그러나 시를 쓰며 늙어간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오.

    근 60여년을 써온 시를 나는 소중하게 생각하며

    오늘도 시상을 잡으려고 저 흘러가는 구름을 본다오,

   

    또 쓰리다. 건강하오

                                   수원  최의상